재계 '사회적 기업' 늘린다

현대·기아차, 일자리 1000개 창출…SK, 500억원규모 기금 조성
포스코 내년까지 3곳 설립
현대 · 기아자동차,SK,포스코 등 주요 그룹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사회적 기업 육성에 뛰어들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란 장애인 노약자 등 취약계층에 사회 서비스와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공익 목적을 우선 추구하는 제3의 경제 주체를 의미한다.

현대 · 기아차그룹은 오는 2012년까지 취약계층을 위한 일자리 1000개 창출을 골자로 한 '사회적 기업 종합지원 계획'을 24일 발표했다.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노동부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주최로 열린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과 사회적 기업 구성 심포지엄'을 통해서다. 현대 · 기아차는 부산지역의 대표적 사회적 기업인 '사단법인 안심생활'의 지점망 확대와 사업 다각화를 지원,8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2곳을 추가로 발굴해 200~300개 일자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사회적 기업 육성기금을 별도로 조성,매년 약 20억원씩 투자하고 계열사와 사회적 기업이 경영 노하우 등을 공유할 수 있도록 '1사 1사회적 기업 결연운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진행 현대 · 기아차 전략기획담당 부사장은 "사회적 기업은 공공과 시장의 경계에서 공익 창출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영세한 규모와 진출 업종의 한계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며 "결연 등과 같은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경영 지원이 사업 안정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도 이날 사회적 기업의 지원과 육성을 위해 2011년까지 5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SK는 연내 'SK 사회적 기업 웹사이트'를 개설,일반 네티즌들로부터 관련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사업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 그룹 내에 사회적 기업 육성 협의체와 전문 자원봉사단을 발족하고 세부 실행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SK는 비영리 법인 형태로 사회적 기업을 직접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SK에너지 SK텔레콤 등 13개 주요 계열사별로 사업 아이템을 발굴 · 선정하고,사회적 기업이 얻는 모든 수익을 일자리 창출 등 공공 목적에 사용할 계획이다. 권오용 SK 브랜드관리부문장은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처럼 지속 가능하고 사회의 근본적 변화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 2.0' 모델을 만들어 확산시키자는 취지에서 세부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 고용을 늘리기 위한 자회사로 포스위드를 운영 중인 포스코는 내년까지 전국에 3개의 사회적 기업을 추가 설립하기로 했다. 포항 광양 및 경인지역에 사회적 기업을 세워 취약계층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이들 기업이 이익을 낼 수 있도록 지원,단순 기부가 아닌 경제적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는 구체적으로 포항지역에 철강 자재로 집을 짓는 스틸하우스 건축업체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스틸하우스는 100% 재활용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친환경 건축문화를 만들어내는 역할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재길/이정호 기자 road@hankyung.com

◆사회적 기업=취약계층에 사회적인 서비스와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목적을 우선해 추진하는 기업을 일컫는다. 기업 내 일부 예산으로 추진하는 게 아니라,아예 별도 비영리법인과 별도 기금을 통해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