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미현 대표 "폐광촌을 허브향으로 가득 채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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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에 허브테마단지 만드는 안미현 ㈜미현재 대표
"태백시 폐광촌을 세계적인 허브생산지로 만들어 관광자원으로 키울겁니다. "
안미현 ㈜미현재 대표(34)는 일주일에 두 번 이상 강원도 태백시 통동을 찾는다. 부친인 안종범 전 대한석탄협회장이 운영하다 지난해 폐광된 한보탄광을 허브를 테마로 한 천연복합산업단지인 '태백 내추럴월드'(가칭)로 환골탈태시키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1단계로 2011년까지 태백시와 공동으로 총 3580억원을 투자하는 대형 프로젝트"라며 "아시아 최대인 560만㎡ 규모로 조성되는 허브단지 중 99만㎡에는 태백시 자생종 100여종을 비롯해 3000여종의 허브를 재배하고 나머지에는 체험 · 숙박시설,박물관 등을 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가 2002년 설립한 ㈜미현재는 2000여종의 천연재료와 100여종의 천연비누 등 천연제품 브랜드인 '로얄네이처'와 천연비누제조교육기관인 '미현재 평생교육원'을 운영하는 연매출 120억원 규모의 업체다. 자체 온라인몰에서 허브 원료를 판매하면서 사업을 시작,지난 27일 롯데백화점 본점에 입점했다. 국내 천연제품 시장 점유율 8%로 국내 브랜드 중 1위다.
안 대표의 '허브 인생'은 4살 때부터 10년간 부친을 따라 살았던 요르단에서 시작됐다. 안 대표는 "요르단 물에는 석회가 많아 알레르기와 여드름이 생겼는데 어머니께서 올리브 오일로 만들어주신 비누를 쓴 후 피부 트러블이 사라지면서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체의학 연구기관인 AIHT(American Institute of Holistic Theology)에서 천연제품에 대해 공부도 했다. 안 대표가 사업을 시작할 당시 자본금은 단돈 200만원.대학에 출강하면서 사업을 시작한 안 대표는 "허브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라 캐모마일이 여드름에 좋다고 할 땐 사기꾼 취급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2003년 '천연비누 제조사 자격증'을 만들어 평생교육원을 차렸다. 2004년 '천연제품 만들기'라는 책이 '대박'나면서 회사 매출이 20억~30억원대로 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2006년부터 비누 완제품 사업을 시작한 안 대표가 천연허브단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일본 홋카이도 후라노의 허브농원 '도미노 팜' 때문.안 대표는 "태백시와 기후 조건이 비슷한 도미노 팜은 연간 100만명의 관광객이 찾고 8억엔의 수입을 올린다"며 "'태백 내추럴월드'를 생산 · 판매,체험교육 · 관광 수익을 모두 창출하는 산업단지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라벤더,로즈마리 등이 1만㎡ 규모로 시험 재배되고 있으며 내년 봄이면 체험시설과 숙박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안 대표는 지난 6월 베트남에 '로얄네이처' 브랜드로 해외 1호점을 열었고,유럽 진출 전 플래그숍 개념으로 홍콩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안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생산기술연구원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로얄네이처'를 '아베다'와 같은 글로벌 천연제품 스킨케어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