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1년] (2) "영국발 제2위기 가능성 없어"

1부-격변의 현장을 가다
(2) 먹구름 걷히는 영국
英 NIESR 마틴 윌 소장 "금융위기 이전 회복엔 3~4년 걸릴 것"
"영국 경제는 아시아보다는 느리지만 다른 유럽국에 비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

영국 최고 싱크탱크인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 마틴 윌 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영국 경제의 낙관론을 폈다. 그는 "영국 경제는 지난 3월 이미 침체 상태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부터는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이 한때 국가 부도설까지 제기될 정도로 위기에 빠진 원인은 무엇인가.

"두 가지 원인이 있다. 하나는 가계는 물론 은행,기업들이 호황기 과도한 레버리지(차입)에 의존했다는 것이고,다른 하나는 주택가격이 끊임없이 오를 것이라는 가정 아래 부동산 자산에 대한 투기적인 수요가 너무 많았다는 것이다. 대부분 이것이 이익을 내는 좋은 자산이라는 생각에 달려들었지만 결국 하나의 게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


▼일각에서는 영국발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기하기도 하는데."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영국 경제를 괴롭혀온 금융 부실은 상당히 해결되고 있다.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은행들 중 상당수가 수익이 나면서 상환에 나서고 있다. 모기지 회사인 노던록도 정부 지분을 되사겠다고 했다. 물론 일부 은행과 모기지 회사는 정상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정부의 은행 구제금융 대책은 충분히 신속하고 적절한 대응이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


▼재정적자가 또 다른 위기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재정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은행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때문인데 은행들이 속속 상환하고 있어 큰 염려는 안 해도 된다. 재정 문제가 영국 경제의 위험 요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더구나 경기 회복이 가시화할 경우에 대비해 정부는 재정 확대 정책을 조금씩 신중하게 바꾸고 있다. 예컨대 부가가치세를 단계적으로 높이는 형태로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물론 너무 빨리 긴축에 나선다면 부작용이 클 수 있다. "
▼출구 전략 논의는 어떻게 진행되나.

"지금은 디플레인션은 물론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높지 않다. 물론 너무 오랫동안 저금리 상황을 유지할 수는 없다. 지금의 연 0.5% 기준금리는 절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 섣부르게 금리를 올린다면 회복을 늦추는 우를 범할 수 있다. 내년 초 정도에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본다. "


▼금융위기 이전으로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릴 것으로 보는가.

"영국 경제는 3분기부터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완전히 옛날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는 대략 3~4년 정도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보다는 느리지만 영국도 분명히 위기에서 탈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