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이런돈 쓸 수 있다] 추석 앞두고 소매상인 3600억 지원… 점포 개선비도 1억까지 빌려줘

추석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소매상인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올 여름 매상이 오르지 않아 추석상품을 구매할 돈을 마련하지 못해서다. 더욱이 대형 슈퍼마켓에 상권을 뺏긴 소매상들은 점포를 단장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 못하는 형편이다.

중소기업청은 이런 상황에 직면한 소매상인들을 위해 최근 지원 방안을 내놨다. 9월부터 '소상공인 정책자금'으로 3600억원을 공급하기로 한 것.이 자금은 전국의 소매업자에게 집중 지원한다. 이 자금 가운데 2600억원은 소매업자의 추석상품 구매자금으로 나간다. 나머지 1000억원은 대형 슈퍼마켓의 상권 확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들에게 지원한다. 융자조건은 1년 거치 4년 분할 상환이다. 금리는 연 4.22%로 '은행돈'에 비해 유리하다. 1명의 소매상인이 빌릴 수 있는 한도는 5000만원까지다. 이 돈을 빌리려면 전국에 있는 57개 소상공인지원센터(대표전화 1588-5302)에 전화를 걸어 상담을 받은 뒤 자금 신청을 하면 된다.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는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서를 발급받은 뒤 은행을 통해 돈을 지원받을 수 있게 해준다. 다만 대형 슈퍼마켓의 확장으로 곤란을 겪는 소매업소가 점포 정비 및 인테리어 개선을 위해 돈을 빌릴 경우에는 업체당 1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2개 이상 업체가 공동매장을 만들어 창업하거나 공동매장을 운영하려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2억원까지 빌려준다. 중기청은 지난달 27일 16개 시 · 도 경제국장과의 워크숍을 갖고 지원을 결정했다. 이날 참석한 시 · 도 경제국장들은 지역에 알맞은 소상공인 지원정책을 내놨다. 서울시는 전통시장에 배송센터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올해 8개 시장에 설치하고 이어 17개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부산상인연합회 주관으로 상인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부산의 경우 전통시장인 용호시장과 대형 슈퍼마켓인 농협하나로마트가 상생협력 협약을 맺어 서로 상생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용호시장과 하나로마트는 △정기세일 제한 △판촉물 배포 제한 △영업시간 조절 등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대구시는 '희망나눔상품권'을 발행,소상공인을 지원했다. 인천시는 추석에 대비해 전통시장 광역상품권 20억원어치를 추가로 발행한다. 인천시는 이미 올 들어 3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대전시는 공무원 봉급의 일정액을 전통시장 상품권으로 지급했다. 대전시는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6억2000만원어치를 구매하기도 했다.

중기청과 지자체가 공동으로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이 성과를 거두자 중기청은 내년에 소상공인을 위한 창업 및 경영개선 교육에 27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전통시장에서의 공동사업에도 365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이치구 한국경제 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