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크 의약품' 일부 원료 재활용 될듯

식약청, 안전성 입증 전제로 허용
중국산 석면함유 탤크 파동으로 회수됐던 국내 의약품 중 일부가 재활용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1일 "지난 4월 탤크파동 이후 회수했던 의약품에 대해 해당 제약사가 탤크를 제거한 의약품 원료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것을 전제로 재활용을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식약청의 이 같은 조건부 폐기명령은 당초 전량 폐기 지침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일양약품의 전립선 치료제 하이트린 등 탤크성분 함유를 이유로 회수됐던 120개사 1027개 의약품 중 일부가 원료 재추출과 안전성 시험 과정을 거쳐 의약품 생산 원료로 다시 쓰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이에 앞서 일양약품 등 제약업체들은 지난 7월 "약품 코팅 등 단순원료로 쓰인 탤크를 분리하는 데 기술적으로나 약리학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며 "소비자를 보호하면서도 경제적 가치가 큰 의약품 원료를 다시 쓸 수 있도록 탤크를 제거한 원료를 재활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조건부 폐기명령에 따라 제약사들은 탤크 제거 및 유효원료 재추출 비용과 기술적 가능성 등을 고려해 회수된 탤크의약품의 재활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업계에선 의약품 회수 규모가 큰 업체들을 중심으로 재활용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일양약품의 경우 전립선 치료제인 하이트린 원료 약 72억원어치를 재추출해 완제품 생산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이트린은 국제시세로 ㎏당 6000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는 고가의 의약원료.회사 관계자는 "회수된 의약품 전량을 손실로 처리한 만큼 약 72억원을 다음 회계에서 순익으로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식약청 관계자는 "재활용 절차를 밟지 않는 회수 의약품은 전량 폐기해야 하며 폐기 결과를 식약청에 보고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