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마우스, 스파이더맨과 '한솥밥'

디즈니, 40억달러에 '마블' 인수
월트디즈니가 '스파이더맨' 등 5000개에 달하는 유명 캐릭터를 갖고 있는 마블엔터테인먼트를 4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주요 언론들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슈퍼 빅딜'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3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디즈니는 마블 주주에게 주당 현금 30달러와 디즈니 주식 0.745주(약 20달러)를 주는 방식으로 연말까지 마블을 사들이기로 합의했다. 이는 지난달 28일 디즈니 종가 기준으로 약 29%의 프리미엄을 지급하는 것이다. 이번 인수 · 합병(M&A)으로 디즈니는 '스파이더맨' '엑스맨' '아이언맨' '판타스틱4' 등 마블이 보유하고 있는 5000개의 캐릭터를 전 세계 판매망을 통해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디즈니의 케이블채널(디즈니 XD)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보함으로써 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디즈니는 또 마블 인수로 소니픽처스,20세기 폭스,파라마운트 등의 영화사와도 제휴관계를 맺게 됐다. 소니는 '스파이더맨' 필름 판권을 갖고 있고 폭스는 '엑스맨'과 '판타스틱4'의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비아콤의 계열사인 파라마운트는 '아이언맨'을 포함해 5개 영화의 공급권을 갖기로 계약을 맺었다.

소녀층 고객이 많은 디즈니는 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마블 캐릭터를 활용해 고객 기반을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로버트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한 회사로 합치면 훨씬 많은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디즈니가 2006년 '토이 스토리' 제작사인 픽사에 이어 이번에 마블 인수에 성공함에 따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몸집 불리기 경쟁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