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1년] (3) 프랑스·독일 덕분에…유로존 '터널 끝'이 보인다

"3분기 플러스 성장" 낙관론 확산
(1부) 격변의 현장을 가다 ③ '마이너스 늪' 벗어난 독일
'유럽 경제에 터널의 끝이 보인다. '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6개국) 경제가 최악의 위기 국면을 벗어나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낙관론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18일 발표된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온 게 낙관론 확산의 가장 큰 배경이 됐다. 유럽연합(EU)의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가 발표한 유로존의 2분기 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1%로,마이너스 성장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그러나 당초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0.4%보다 좋은 수치로 1분기의 -2.5%와 비교해도 크게 개선됐다.

특히 작년 2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해 온 경제대국 프랑스와 독일이 2분기에 예상을 깨고 전분기 대비 0.3%씩 성장하면서 본격적인 경기회복론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까지 감지되고 있다. 제임스 애슐리 바클레이즈캐피털 이코노미스트는 "프랑스와 독일의 2분기 GDP 성장률은 이들 국가의 경기침체가 이미 4월 말 끝났을 것이라는 종전 우리(바클레이즈캐피털)의 주장을 뒷받침한다"며 "유로존 전체로도 3분기에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도 최근 특집기사를 통해 프랑스가 경제위기에서 빠져나오는 것 같다고 분석하고 제조업지수 호전 등 10가지의 긍정적인 지표를 근거로 제시했다.

프랑스의 지난 7월 제조업 지수는 각종 소비재의 생산 증가에 힘입어 전월 대비 3포인트 상승(84→87)했고 각종 매체의 광고 매출과 신차 등록도 2분기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초에 2500선에 머물렀던 프랑스 CAC40주가지수도 1000포인트 이상 올라 360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 밖에 △철강생산 활기 △대형 소매점 매출 증가 △양호한 기업 실적 △안정적인 항공교통 이용률 등도 프랑스 경제 회복의 근거로 꼽힌다.

EU 집행위원회도 "유로존이 최악의 상황은 지나간 것 같다"라고 진단하는 등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긍정적 분위기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 정책과 각국 정부의 과감한 부양책에 힘입은 것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렇지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완전한 경제회복이 이뤄지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2분기 GDP 성장률이 발표되기 전에 나온 지난 6월 유로존 산업생산의 경우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전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7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동월 대비 -0.7%를 기록했다. 물가 하락은 아직 소비가 강력하지 않다는 뜻이다. 게다가 실업률이 최근 10년간 최고 수준인 9%대 중반까지 치솟아 고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EU 정책당국을 당혹하게 하고 있다.

고용 불안은 소비자의 구매력을 약화시켜 수요가 위축되고 이는 결국 침체의 터널에서 겨우 빠져나오려는 유럽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스테픈 빌마이어 도이치뱅크 수석 연구위원은 "프랑스 독일 등 '공룡'들의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에 힘입어 유로존 전체가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는 벗어나는 모습"이라며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은 금융위기와 경제회복기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

뉴욕=박준동/런던=정종태/프랑크푸르트=송종현 기자
이익원 뉴욕/조주현 베이징 특파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