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총리, 후임자 위한 '따뜻한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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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 내정자 임명때까지 직무수행"…총리실, 청문회 준비 실무단 구성
한승수 총리는 4일 전북 무주를 방문했다. 태권도의 날 기념식과 태권도 공원 기공식 등 예정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신임 총리 내정으로 '힘'이 빠졌지만 총리로서의 역할을 끝까지 하겠다는 다짐이다. 민생현장 방문 등 계획된 일정도 예정대로 소화할 예정이다. 한 총리는 지난해 3월6일 충남 태안 방제현장을 시작으로 전국 159개 시 · 군을 대부분 직접 방문한 첫 총리라는 기록을 세웠다. 이동거리만 3만8700㎞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43번을 왕복하는 거리다.
현 정부 초대 총리로 지난해 2월부터 1년 7개월 동안 재직해온 한 총리가 유종의 미를 거두고 있다. 한 총리는 정운찬 총리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 공식 임명될 때까지 국정 공백을 막기 위해 총리직을 계속 수행키로 했다. 한 총리는 지난 3일 오전 내각 발표에 앞서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 총리의 노고를 치하하고 "새 총리 내정자가 인사청문회를 마칠 때까지 고생해 달라"고 당부했으며 한 총리는 이에 "기꺼이 마지막까지 봉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리는 이날 집무실을 방문한 정 총리 내정자에게 "인사청문회 등에 대해 총리실에서 성심껏 보좌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그동안 역대 총리들은 후임자가 지명되면 곧바로 사임 또는 면직하는 게 관례였다"며 "후임자를 위한 한 총리의 따듯한 배려는 앞으로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 총리 내정자는 이날 권태신 국무총리실장과 만나 청문회 준비작업에 대해 협의했다. 정 내정자는 권 실장으로부터 총리 임명 때까지 필요한 절차와 전반적인 국정 현황을 청취하고,철저한 준비와 협력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은 인사청문회 준비작업을 담당할 실무단도 꾸렸다. 이병용 정무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단은 이날부터 이력,재산,병역,납세,범죄경력 등 정 후보자에 대한 개인적 검증 자료를 작성하는 행정지원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실무단은 특히 역대 교수출신 인사들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논문 표절 및 중복게재 등에 대한 추궁이 많았던 만큼 이에 대한 점검과 대비도 철저히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