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만족대상] 녹색 인프라…첨단산업 유치…지방자치시대 주민 만족도 'UP'


한국지방자치만족대상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에 대한 운영 성과를 간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척도로 하베스트브랜딩연구소에서 개발한 KLSI(한국지방자치만족지수)를 바탕으로 지자체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를 측정해 각 부문별 우수 지자체를 선정하는 시상 제도다. 조사 표본은 그 지역에서 거주하며 해당 지자체의 정책 이행을 직접 경험해 온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는 연구원이 직접 지역을 방문해 개별면접 방식으로 진행하며 조사 항목은 발전 정도,정보 접촉 용이성,직무수행 평가,정책 · 공약 충실성 등이다.

제품을 생산해 시장에 내다파는 기업들이 가장 예민하게 예의주시하는 숫자가 있다. 바로 고객만족지수다. 우수한 기업들은 정기적으로 고객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고객들이 자신의 제품을 사용하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항상 살피고 정보를 구축,더 좋은 제품을 만드는 발판으로 삼는다. 지자체들도 기업 고객들과 다름없는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갖가지 정책들과 사업들을 구상하고 실천하고 있다. 이에 하베스트브랜딩연구소와 한국경제신문은 지자체들이 계획했던 정책에 대한 실천도를 높이고 그 노력을 치하하는 동시에 지방자치에 대한 주민의 만족과 신뢰를 높여 더욱 수준 높은 지역 발전을 이끌기 위해 한국지방자치만족대상을 제정했다. 본 시상에 참여한 지자체들은 주민들의 마음을 살피고 더 나은 정책 실행을 위한 기초자료로 조사 결과를 활용할 수 있다.

올해 처음 실시한 조사에는 총 43개 지자체가 102개 세부 부문에 응모해 열띤 경합을 펼쳤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20일부터 8월14일까지 실시했다. 조사 부문은 크게 경제,경영,복지,인프라,특산물 등 5개 영역으로 나눴다. 경제 부문은 경제 관련 정책 이행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하는 것으로 문화관광산업,첨단산업,경제 활성화,지역축제 등의 세부영역으로 나눠 조사했다.

경영은 경영 및 행정 관련 정책 이행에 대한 만족도를 물었다. 창의혁신,세계화,균형발전,민원서비스 등으로 세분화했다. 복지는 주거환경,친환경,보건복지 등 세부영역을 통해 복지 관련 정책 이행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했다. 인프라는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정책 이행도에 대한 만족도를 물었다. 도시개발,교통환경,교육환경,스포츠 마케팅이 세부항목이었다. 마지막으로 각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의 품질 및 관련 정책에 대한 만족도 평가가 있었다. 공동브랜드,농산물,축산물 등으로 나눠 평가를 진행했다. 평가 방식은 해당 지역의 부문별 과거 대비 발전 정도를 묻는 '과거 대비 발전 정도'와 해당 지역의 부문별 관련 정보에 대한 제공 정도를 평가하는 '관련 정보 제공 정도',해당 지역 단체장의 부문별 직무 수행 정도,해당 지역의 부문별 정책 이행 정도를 측정하는 정책충실 이행도와 전반적 만족도 등 5개 영역으로 나눠 5점 만점으로 평가했으며 이를 평균한 종합점수로 순위를 매겼다.

조사를 진행한 총 18개 부문의 평균 점수 결과를 분석해보면 다른 부문에 비해 문화관광산업과 농산물 등 주민들의 생업과 밀접한 부문에 대한 만족지수가 높은 반면,인프라와 관련 있는 첨단산업과 균형발전,도시개발 등의 만족지수는 낮게 나타났다. 이를 볼 때 대한민국의 관광상품이 다양해지고 수준이 높아지면서 주민들의 수익 창출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농산물 부문 또한 자국 농산물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높아졌고 수출과 내수를 통해 대부분 주민들에게 주 수입원으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최근 각 지역마다 여러 국제대회 유치에 애쓰고 있는 것을 반영하듯 스포츠 마케팅 부문의 점수가 대체적으로 우수하게 나왔다. 보건복지와 민원서비스의 평균만족지수도 우수했다. 반면 최근 많은 노력을 펼치고 있는 분야인 첨단산업과 도시개발에서는 아직 정책에 대한 가치를 체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이 꼭 삶을 윤택하게 하는 필수조건은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또 도시개발과 함께 주거환경에 대한 평균만족도도 그다지 높지 않았다. 최근 경쟁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지역 축제에 대해서도 규모와 수에 비해 주민들이 느끼는 실질적인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축제가 단순히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고 지역 주민에게 자부심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도록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지역별로 보면 전북 고창군이 대부분의 참여 부문에서 만족지수가 매우 우수하게 나왔다. 주민들이 해당 단체의 정책 실행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 영등포구청은 여의도 등의 개발계획으로 인해 다른 지역에 비해 도시개발 부문 만족지수가 우수하게 나온 것으로 보이며,전남 해남군의 경우 굵직한 대회뿐만 아니라 중소 대회를 자주 유치한 것이 오히려 스포츠마케팅 부문에서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전북 정읍시청은 첨단산업단지 조성으로 첨단산업 부문의 만족지수가 높게 나왔으며,전남 순천시는 순천만을 비롯한 천혜의 자연환경에 대한 철저한 보호와 관리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