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FTSE 선진국지수' 편입으로 26조 유입 기대

오는 21일부터 한국증시가 FTSE(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면 중장기적으로 약 26조원의 해외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광수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은 10일 여의도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FTSE 선진국지수 편입은 자본시장에서도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는 의미"라며 "양질의 중장기 자금이 국내로 유입돼 우리 증시의 체질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거래소 측은 "선진시장에 들어가면 약 550억달러가 유입되고 신흥시장 탈퇴에 따른 유출액은 약 340억달러로 추정된다"며 결과적으로 210억달러가량의 자금이 한국증시로 새로 유입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글로벌자금 중에서도 그동안 국내시장에 관심을 보인 일본의 신탁연금 등을 주축으로 신규 자금 유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 1~2월에 8000억원 정도를 순매도했던 유럽계 자금이 3월부터 7월까지 6조3000억원 순매수로 전환한 것은 이미 FTSE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효과가 가시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FTSE선진지수 편입이 예상되는 107개 상장사를 기준으로 본 7월말 현재 한국 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는 17.5배로 선진 증시 평균인 21.9배의 80% 수준"이라며 "산술적으로 보면 코스피지수가 1800포인트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피델리티자산운용의 닉 프라이스 펀드매니저는 이날 신라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지난해 선진지수에 편입된 이스라엘의 경우 선진자금 유입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 일부 글로벌 기업은 수혜를 보겠지만 대부분의 내수주나 금융주는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해영/서정환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