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경쟁력을 높여라-전남] '평범한 쇠가 황동이나 스테인리스로'…신소재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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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엠에스씨'평범한 쇠가 값비싼 황동이나 스테인리스로 화려하게 변신한다. ' 마법같은 이 엉뚱한 발상이 전남 순천의 한 중소기업에 의해 현실화됐다. 순천 서면공단내 ㈜해원엠에스씨(대표 이해식)는 금속소재끼리 접합시키는 방법을 통해 활용 범위가 다양한 신소재 '에코틸'을 개발했다. 에코틸은 Environment(환경),Economy(경제),Steel(강재)의 합성어. 냉연강판에 두께가 얇은 황동과 적동 또는 스테인리스를 접착시킨 이 제품은 강판과 접합소재의 장점을 두루 살린 것이 특징이다. 황동과 적동 스테인리스를 사용할 때와 같은 효과를 누리면서도 가격은 절반가량으로 낮췄다.
미다스의 손 '에코틸' 개발
가격은 절반으로 낮춰
경제성 뿐아니라 효용성도 자랑이다. 황동과 적동의 경우 독특한 질감과 색상,인체에 무해한 특성 때문에 건축 외장재 등으로 주로 사용되지만 강도가 떨어지는 게 흠이었다. 그러나 이 접합소재를 사용하면 황동의 장점을 모두 누리면서도 강판의 강도를 유지할 수 있어 경량화가 용이하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만지면 황금으로 변한다는 고대 그리스의 '미다스의 손'이 이 업체를 통해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이 신소재의 강점 중에 백미는 '진동 소음 저감'기능이다. 비밀은 접착과정에 숨겨져 있다. 이 접착기술은 미국 엠에스시사에서 도입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93년 상장된 엠에스시사는 이 기술로 GM과 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 자동차업체에 30여년간 자동차용 제진강판(Quiet Steel · 진동을 제거한 강판)을 독점공급해온 업체다. 제진강판은 두장의 강판을 붙이는 접착제로 진동에너지를 흡수하는 점탄성 수지를 사용해 진동과 소음을 크게 줄인 소재다. 엠에스시사와 기술제휴를 통해 국내로 들여온 제진강판은 이 업체의 기술력을 만나면서 눈부신 진화를 거듭하게 된다.
기존 강판끼리의 접합에서 철과 비철금속의 접합으로 적용 대상이 확대되고 열에너지를 차단하는 단열과 방충,향균 등의 기능이 추가됐다. 또 상부판재의 색상은 물론 에칭 그라인딩 프레스 등 후처리공정을 통해 다양한 문양과 심미적 효과 채택이 가능해져 건축용 내외장재를 비롯 자동차,선박,엘리베이터,가전,주방가구 등으로 쓰임새가 대폭 확대됐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이 신소재를 두고 '소재혁명' 또는 '대박기술'로까지 극찬하고 있다.
미국 엠에스시사 국제영업담당 부사장 출신으로 지난해 이 회사로 자리를 옮긴 론 밀러 기술담당사장은 "에코틸은 미국 엠에스시사의 제진강판보다 기능과 활용도면에서 월등히 앞서는 제품"이라며 "향후 국내는 물론 국제 금속소재시장을 평정할 돌풍의 핵으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순천=최성국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