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ㆍEUㆍ호주ㆍ日과 연쇄 마찰

美 관리 달라이 라마 접견…中, 이번엔 코카콜라 직원 조사
중국이 코카콜라 중국법인 직원을 뇌물수수죄로 체포하고,미국 고위 관리가 중국의 블랙리스트 1호인 달라이 라마를 접견하는 등 미 · 중 간 분쟁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또 유럽연합(EU)은 중국 정부에 외국인 투자 규제 완화를 촉구하고,호주와 일본 등은 위구르족 망명 지도자인 레비야 카디르에게 비자 발급을 허용하는 등 중국에 대한 세계 각국의 견제 움직임이 거세다.

중국 경제일보는 14일 코카콜라의 중국 자회사인 상하이선메이(申美)의 전 총경리(사장)가 약 1000만위안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키로 한 데 이어 이날 밸러리 재럿 백악관 선임고문이 인도 다람살라를 방문,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만나기로 하는 등 중국 측을 자극한 데 따른 반발의 표시로 보인다. 해외 언론들은 이를 '제2의 리오틴토 사건'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호주 광산업체인 리오틴토를 인수하려다 반대 여론에 밀려 실패한 뒤 중국 정부는 지난달 리오틴토 상하이법인 직원 4명을 뇌물 제공 및 국가기밀 유출 혐의로 체포했다. 중국은 이날 미국의 중국산 타이어 규제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고 앞서 지난 13일에는 미국산 자동차와 닭고기의 반덤핑 혐의를 조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과 EU 관계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EU는 올 들어 중국산 양초 나사 등에 대해 반덤핑 판정을 잇따라 내렸으며 외국인 투자 규제를 완화하라고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푸젠성 샤먼시에서 최근 열린 중국국제투자박람회에서 캐서린 애시턴 EU집행위원은 "외국인 지분제한이나 합작법인 설립 의무화 그리고 산업별 진입 규제 등은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조항"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문제점 시정을 요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밖에 일본과 호주는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카디르에게 방문 비자를 허용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