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도 올 고점 '헷갈려'…1680~1830으로 큰 격차

국내외 증권사들의 올 증시 고점 전망치가 확연히 갈리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일단 1700선은 넘을 것이란 예상이 많은 가운데 유럽계인 도이체방크는 연내 1830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보는 반면 한화증권 등은 1680 정도가 한계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추가 상승 여부를 둘러싸고 낙관론과 신중론이 팽팽하게 맞서 있는 형국이다.

동양종금증권은 15일 올 코스피 목표지수를 기존 1690에서 1800으로 상향 조정했다.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지만 한국 증시는 아직 저평가 상태라는 판단에서다. 이 증권사 서명석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위기 1년이 지난 지금 아시아 신흥국들의 성장은 세계경기 회복에 가장 큰 원동력"이라며 "우리 경제는 신흥국들 중에서도 회복속도가 가장 빨라 증시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코스피지수가 연말까지 1830선에 이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 기업들의 내년 이익 전망치가 상향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한국 증시가 아직 싸기 때문에 현재 31% 수준인 외국인 지분율이 계속 높아질 것이란 근거에서다.

반면 한화증권은 4분기 코스피지수가 1480과 1680 사이에 머물 것이란 보수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이 증권사 윤지호 투자분석팀장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회복에다 기업들의 이익이 증가세지만 그 속도는 둔화되고 있다"며 "기업이익 전망치 상향이 대부분 정보기술업종(IT)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1650선인 코스피지수가 추가로 상승할 힘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윤 팀장은 "다음 달 3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시작되면 좀 더 명확한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현 시점에선 이익 증가추세가 둔화되는 데 따른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돼 지수가 1700 이상으로 오르면 과열로 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이 증권사 박효진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650선에 안착하는 모습이고 추가 상승할 여지도 있어 보이지만 하락의 위험도 커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연말까지 투자액의 일정 부분을 현금으로 바꾸는 전략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밖에 대우증권 1720,우리투자증권 1710,현대증권 1700 등으로 대부분 증권사들은 1700선은 넘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을 확인한 후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