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수도권 재선거 전략 차별화

한나라, 지역 선거로 '부담 덜기'
민주, 거물급 투입 '판 키우기'

오는 10월 재보선에 대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전략이 판이하다. 한나라당은 '거물급 원로 공천배제'원칙을 두고 지역인물 중심으로 수도권 선거전략에 접근하고 있는 데 반해 민주당은 손학규 김근태 고문 등 당내 거물급 인사 투입에 공을 들이며 수도권 선거판을 키우고 있다.

장광근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15일 수도권 선거 공천기준과 관련，"지역에 뿌리를 가진 후보를 내는 게 옳다"고 말했다. 공천심사위원장인 장 총장은 이들 지역 후보자로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보나 강재섭 전 대표 등 거물급 출마가 거론되는 것에 대해 "이벤트성 정치쇼로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박았다. 장 총장은 "상대(민주)당의 공천 상황도 지켜보겠지만 당 공심위 심사과정에서 판정받은 후보로 가야겠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이 지역선거로 몰아가는 것은 재보선이 집권당에 불리한 데다 자칫 수도권 판을 키울 경우 야당의 '정권 심판론'에 말려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수도권 선거판을 불필요하게 키워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있는 데다 대표직을 갓 승계한 정몽준 대표 입장에서도 수도권 선거결과에 따른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연일 손 전 대표와 김 고문 차출론 군불지피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정운찬 총리 후보자 효과 상쇄를 위해서라도 두 사람의 차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박지원 정책위 의장은 "두 분은 진보적 이념과 훌륭한 경력을 가진 분들"이라며 "두 사람 모두 정 후보자와 경기고，서울상대 동문이면서도 정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로 간 것과 달리 지조를 지켰기 때문에 상당한 상승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분이 원내로 들어온 후 정동영 의원도 들어와 정 대표를 비롯 천정배 추미애 송영길 박주선 등 차세대 후보군과 함께 경쟁하면 민주당에 굉장히 좋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수도권 선거결과에 따라 지도력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는 정세균 대표도 "손학규 전 대표를 포함해 당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분들의 역할을 기대한다"며 수도권 전략공천 의지를 밝히고 있다. 손 전 대표와 김 고문은 출마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김형호/구동회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