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의 문 두드려라] 수출보험·광물자원공사만 15~40명 소수 채용

●공기업
올 하반기 공기업 채용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채용 계획을 확정한 기업이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대부분 공기업들은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따라 기존 인력을 줄이는 상황에서 신규 채용여력이 없는 상태다. 당초 채용계획을 세워놓았던 회사 역시 아직까지 채용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대규모로 채용한 청년 인턴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1만2000여명에 달하는 공공기관 청년 인턴의 계약 기간이 거의 대부분 하반기 만료될 예정이어서 취업준비생들의 고통도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준비하는 자에겐 길이 열리게 마련이다. 수출보험공사(15명)와 광물자원공사(40명)가 적은 규모나마 하반기 채용계획을 갖고 있어 시험 대비에 철저히 나선다면 바늘구멍을 뚫고 공기업에 입사할 수 있다. 올해 채용일정을 잡지 못한 대대수 공기업들이 내년 상반기 동시다발적으로 신입사원 채용공고를 낼 수 있어 실망하지 말고 자기계발에 나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나이 학벌 차별 적어

공기업 채용에서는 나이 성별 학력 등에 대한 차별이 거의 없다. 이 같은 '열린 채용'은 2004년부터 본격화됐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학력 나이 제한은 헌법상 평등권 침해라며 폐지를 권고한 것이 영향을 줬다. 이미 대부분 공기업이 '열린 채용' 방식을 통해 나이와 학력을 묻지 않고 있다. 고령자라고 해도 다른 신입사원들과 같은 조건의 대우를 받고 승진 등에서도 차별이 없다. 취업사이트 스카우트 관계자는 "대기업 못지않은 보수와 안정성 때문에 갈수록 공기업의 입사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높아진 입사문턱을 넘기 위해선 다른 지원자들과 차별화된 역량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필기 면접 비중 높아

수많은 경쟁자들이 몰리기 때문에 공기업 입사에서는 필기 · 면접시험의 강도가 높다. 회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영어 상식 전공 논술 등 과목이 필기시험에 주로 들어간다. 과거 기출문제를 통해 경향을 파악해 두면 좋다. 공기업은 워낙 수가 많다 보니 필기시험 유형도 각양각색이지만 보통은 전공시험,일반상식,논술시험,영어시험을 공통으로 본다. 영어시험은 토익이나 토플 등의 점수로 대체하는 곳이 많지만 연구직을 뽑는 일부 공기업은 별도의 영어시험을 치른다. 전공시험은 직군마다 다르다. 연구직은 각자 전공에 따라 세분화해 시험을 본다. 시험 주제는 대부분 공기업들이 공기업의 역할 등에 대해 기술하라는 문제를 내고 금융 공기업은 일반적인 경제현상과 경제이슈를 출제한다. 논술에서 한자를 사용하면 가산점을 주는 곳도 있다. 금융 공기업들은 한자 외에 전문용어를 많이 써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스터디그룹 · 카페활동이 입사 지름길

기출문제 등 방대한 자료를 얻을 수 있는 온라인 카페에 가입하는 것도 공기업 입사를 위한 지름길로 꼽힌다. 공기업 입사준비 카페들은 모든 공기업의 채용 공고와 전형 절차 등을 한눈에 보여준다. 간단한 회원가입 절차만 거치면 이용할 수 있다. 공기업별 시험 유형과 특징은 물론 면접 방식 연도별 기출 문제 교재 소개 등도 회원들 간 정보 공유를 통해 공개된다.

무엇보다 목표가 같은 사람들과 지식및 시험 정보를 교환하는 스터디 그룹을 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시판이 따로 마련돼 있어 '발품'을 팔며 스터디 구성원을 찾아다니는 불편을 줄일 수 있다.

최근 달라진 공기업 면접 경향은 외부 면접관을 투입하는 등 3차 면접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토론면접의 중요성도 커지는 추세다. 면접관들은 토론면접에서 듣기와 말하기를 동시에 살펴보는데,상대방의 말을 경청한 뒤 논리적으로 말하는지를 집중적으로 체크한다. 면접은 평소 연습해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실제 기업면접에 직접 참여하면서 감각을 쌓아갈 필요가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