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자면제 10개월…'하와이의 재발견'

신혼여행객 2배 이상 늘어
다음 달 결혼하는 전모씨(29)는 신혼 여행지를 하와이로 정했다. 괌,발리,그리스 등 여러 곳을 생각해보다 예비 신부가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는 말에 주저없이 결정했다. 전씨는 "미국 비자면제프로그램(VWP) 덕분에 전자여행허가제 사이트에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면 손쉽게 방문할 수 있어 부담 없이 하와이 여행을 계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VWP 효과로 미국 방문객이 늘고 있다. 대한항공의 미주노선 탑승객 수는 올 들어 지난 8월 말까지 총 146만47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3만8400여명)에 비해 2만6000여명 늘었다. 중국과 동남아 노선 탑승객 수가 10% 이상 감소하는 등 항공 여행객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아시아나항공도 7,8월 성수기 미주노선 한국인 탑승객이 3만47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2900여명)에 비해 소폭 늘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신종플루와 경기침체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VWP 효과로 관광지를 중심으로 한 미주노선의 약진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VWP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곳은 하와이 호놀룰루 일대다. 지난 8월까지 대한항공의 인천~호놀룰루 노선 탑승자는 12만37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만500여명)에 비해 1만3000여명 늘었다. 이 중 40%가 VWP 이용자다. 시애틀,워싱턴DC 등 다른 노선의 VWP 이용자 비율이 20%선인 것에 비해 월등히 높다.

하와이가 VWP 효과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은 신혼 여행객들이 몰려든 덕분이다. 국내 1위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올 상반기 하와이 허니문상품 여행객 수는 지난해 200여명에서 올해 500명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비자 발급 등 번거로운 절차 탓에 신혼 여행지,관광지 후보군에서 하위권으로 꼽혔던 하와이가 VWP 시행 이후 재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