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펀드 '환헤지형'으로 갈아타야

원 · 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원화가치 상승) 해외펀드 투자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헤지를 하지 않고 투자 자산을 대부분 달러 등으로 갖고 있는 환노출형 펀드의 경우 증시 상승에도 보유가치가 줄어들어 수익을 깎아먹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원화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환노출형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환헤지형으로 갈아탈 것을 권했다.

17일 펀드평가사들에 따르면 같은 해외 펀드라도 환헤지 여부에 따라 올 들어 수익률이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 2월에 설정된 '미래에셋차이나A쉐어'펀드의 같은 클래스(A)의 경우 환헤지를 한 펀드는 최근 6개월 수익률이 29%(16일 기준)에 달했지만 환노출형 펀드는 10%에 그쳤다. 수익률 차이가 세 배 가까이 벌어진 것이다. '푸르덴셜동남아시아'펀드도 같은 기간 환헤지형은 60%의 수익을 내고 있는 데 반해 환노출형은 38%에 그쳤고,'삼성당신을위한N재팬'펀드도 27%(환헤지형) 대 16%(환노출형)의 큰 수익률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환헤지를 하지 않는 펀드들의 수익률이 낮은 것은 올 들어 원화 가치가 오르면서 달러로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줄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 현상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어 환헤지형 펀드로 갈아타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오대정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팀장은 "블룸버그에 따르면 내년에도 원화가치는 주요국 통화에 비해 가장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투자자산의 가격이 오른다 해도 환율 하락분만큼 수익을 깎아먹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환헤지형 펀드로 갈아타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