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양자ㆍ다자대화 하겠다"

北 6자회담 복귀 강력 시사
정부 "조건없는지 살펴봐야"

북한이 핵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에 복귀할 의사를 내비쳤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8일 평양에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특사인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접견한 자리에서 "양자 및 다자 간 대화를 통해 문제(핵)를 해결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조선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앞으로도 계속 견지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양자 대화는 최근 추진하고 있는 북 · 미 간 대화이며 다자 대화는 6자회담을 의미하는 것이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은 북 · 미 대화 이후 6자회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에 앞서 후진타오 주석은 다이빙궈 위원을 통해 전달한 친서에서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실현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안정,그리고 번영을 유지하고 촉진하는 게 일관된 목표"라고 말했다. 후 주석은 특히 북한과 함께 이를 위해 노력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에 핵무기 개발 의지를 버리고 하루빨리 6자회담에 복귀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라고 우회적으로 촉구한 셈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한 핵심 당국자는 "일단 고무적인 신호로 봐야 한다"며 "그러나 전혀 조건이 없이 말한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그렇게 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태영 국방장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장소를 확인했다고 밝힌 뒤 '사용하기 전 타격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해 "전시에 북한이 핵으로 우리를 공격할 우려가 있을 때는 다양한 정보로 이를 획득하고 한 · 미가 (타격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