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지경, 현장서 첫 공식업무 "자유없는 경제자유구역 안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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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재래시장 온기 느끼도록 최선"21일 취임하는 최경환 신임 지식경제부 장관이 토요일인 지난 19일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인천 남동공단과 경제자유구역청을 찾았다. 서울 서초동 자택을 나설 때만 해도 최 장관은 내정자 신분이었다. 하지만 오후 1시50분께 임명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재가가 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장관으로서 직무가 현장 방문 도중에 바로 시작된 셈이다. 남색 점퍼와 회색 양복 바지를 입은 최 장관은 남동공단 내 중소기업 2곳과 경제자유구역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애로를 청취했다.
◆"분양가 상한제 완화에 공감"이날 오후 송도 경제자유구역 내 '갯벌타워' 회의실.인천 경제자유구역청 기획본부장이 현황 보고 말미에 △외국 교육기관 설립 자격 완화 △외국 병원 유치를 위한 제도 개선 △경제자유구역 내 분양가 상한제 적용 배제 등 3가지 건의사항을 신임 장관에게 설명했다.
동석한 안상수 인천시장은 "외국인이 들어와 살려면 경제자유구역 내 주택을 아주 고급스럽게 지어야 하는데 분양가 상한제가 결정적인 걸림돌"이라며 "투자자가 몰려들고 있는 상황인 만큼 규제를 100% 해결해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안 시장은 이어 "인천은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등과 경쟁해야 하는데 국내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규제를 풀어주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국제적인 수준으로 규제가 완화될 수 있도록 장관께서 힘을 써 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 장관은 "3~4년 전만 해도 허허벌판이었고,솔직히 그때는 잘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다시 와 보니 천지가 개벽한 느낌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규제 완화와 관련,"기본적으로 자유가 없는 경제자유구역은 제대로 될 수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분양가 상한제 문제가 개발의 최대 걸림돌이 되는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 정부나 한나라당은 상한제를 공공 부문에 적용하는 것은 맞지만 민간까지 확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경기 회복 온기 느껴야"
이에 앞서 최 장관은 남동공단 사무실과 태양전지용 웨이퍼 등을 생산하는 네오세미테크,주물업체인 성신엠테크를 찾아 회사 경영진과 근로자들을 격려했다. 최 장관은 공단 방문에서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체감경기는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현장에서 경기 회복의 온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당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소기업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있는 공단지역에 오래 전부터 많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면서 "공단을 살리지 않고서는 일자리 문제도,지역경제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네오세미테크 방문에서는 "매출이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회사 관계자의 말에 "부품소재 산업의 취약성을 타개해야 한다"며 "중소기업들도 1조원 이상 매출액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신엠테크에서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수출에 힘쓰고 있는 모습에 감동했다"며 "정식으로 취임하면 중소기업,재래시장,지방에서 '아 이제 좀 나아지는구나'라고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