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첫 한ㆍ일 정상회담 FTA 체결로 결실 맺어야

이명박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 신임 일본총리가 23일 뉴욕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관계의 발전 방안과 북핵 공조문제 등에서 상당부분 의견일치를 봤다고 한다. 특히 한 · 일 양국 정상은 각각 '새로운 한 · 일관계를 만들 준비가 돼 있다' '일본 새 정부는 역사를 직시하고, 건설적인 한 · 일관계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해 그동안 말에 그쳐왔던 미래지향적 한 · 일관계 구축에 대한 기대를 한층 높여주었다는 평가다. 양국이 이런 인식을 공유한다면 경제협력도 더 높은 차원으로 발전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장기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한 · 일 FTA도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사실 하토야마 총리가 '아시아 중시'를 천명(闡明)했을 때부터 일본의 변화는 어느 정도 짐작됐던 바다. 아시아 중시는 단순히 정치적 의미뿐만 아니라 경제적 의미도 포괄하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이는 한 · 일 FTA 등 경제협력에 대한 일본의 적극적이고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만한 것이었다. 돌이켜 보면 일본은 그동안 한 · 일 FTA 추진에 소극적이었다. 우리나라 역시 투자유치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내심 부품 · 소재산업의 취약성 등의 이유로 그 파장을 우려해왔던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하토야마 총리가 한 · 일 FTA 추진에 적극 나서면 분위기가 사뭇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심각한 무역역조 시정 차원에서 우리가 요구해 왔던 기술이전 등과 관련해 일본의 우호적인 입장 변화가 있다면 한 · 일FTA에 대한 국내의 부정적 여론도 상당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한 · 일 FTA의 진전은 동아시아 경제협력에도 큰 촉진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한 · 중 · 일 FTA 논의를 가속화시킬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재편되고 있고, 그동안 수출에 의존해 왔던 동아시아로서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야 할 입장이란 점에서도 그렇다. 거듭 말하지만 한 · 일 정상들의 새로운 인식을 토대로 한 · 일 FTA를 진전시킬 수 있는 중대한 기회를 양국이 놓쳐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