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우윤근이 쓴 개헌책 與서 인기

한나라 20여명 격려메일ㆍ전화 "정파 떠나 개헌 나서야"
이달 초 헌법 개정의 당위성을 역설한 '한국 정치와 새로운 헌법질서'(여의도 정치,이대로 좋은가?)를 출간한 우윤근 민주당 의원(사진)은 최근 한나라당 중진 의원들로부터 뜻밖의 메일을 받았다.

우 의원은 25일 기자와 만나 "민주당 의원들은 '출판 축하드립니다'는 덕담 정도였는데 한나라당 의원들은 직접 읽어본 뒤 '정파를 떠나 우리 정치의 문제점을 꿰뚫어본 깊이 있는 내용에 공감한다'는 메일과 전화 연락을 해와 놀랐다"고 말했다. 판사출신인 황우여 의원을 비롯 황진하 진영 등 여당 의원 20여명이 직접 소감을 전한 데 이어 개헌론자인 김형오 의장도 탐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의원과 사석에서 만난 김종빈 전 검찰총장은 "검찰출신으로 평소 헌법에 관심이 많았는데 현실 정치인의 시각에서 헌법과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쉽게 풀어내 술술 읽었다"는 소감과 함께 개헌 논의가 진행 중인 국회에서 필독서로 삼을 만하다고 추천까지 했다고 한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개헌론 군불지피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 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최근의 흐름을 반영한 개헌 서적을 내놓은 데 당 안팎에서 일부 불만의 시각도 없지 않다. 이에 우 의원은 "평소 의회주의자로서 여의도가 청와대로 가는 베이스캠프로 전락해 의회주의가 사라진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현행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손질이 필요하다는 게 소신"이라며 "당초 5월 출간 예정이었으나 예상치 못한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로 늦어졌을 뿐 시기적으로 특정 의도는 없다"고 설명했다.

변호사 겸 전남대 법대 겸임교수 출신인 우 의원은 이 책에서 의회의 내각불신임에 앞서 먼저 수상을 선출하는 독일식 의원내각제나 대통령은 국민이 뽑되 총리는 의회가 선출하는 이원집정부제를 현행 대통령제의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여야간 극한대립으로 답보상태인 개헌논의와 관련,우 의원은 "내년까지 개헌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18대에서 개헌은 물건너가게 된다"며 "여야가 정파를 떠나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위한 개헌에 적극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