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뱀 M&A'·'야성적 충동'… 증권가 신조어 '눈길'

보아뱀 M&A :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 시도
계륵섹터 : 증권가 신조어 '눈길'
증시가 활기를 띠면서 여의도 증권가에 각종 신조어와 이색 표현이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장세를 주도하는 외국인과 주목받는 종목,업종 등의 섹터를 주제로 한 것이 대부분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증시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종목은 하이닉수 인수 의향을 밝힌 효성이었다. 이를 두고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아뱀 인수합병(M&A)'이라고 표현했다. 자산 6조원 규모의 효성이 13조원이 넘는 하이닉스를 인수하는 것은 소설 '어린왕자'에서 보아뱀이 자기 몸집보다 몇 배나 큰 코끼리를 잡아먹는 것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소외됐던 철강 에너지 섹터 등으로 매수세가 유입되자 증권사 보고서엔 '계륵섹터의 화려한 부활'이란 표현이 등장했다. '계륵섹터'란 지난 7월 중순 이후 IT와 자동차 등 일부 섹터의 종목만 강한 상승세를 보이자 나머지 섹터들은 버리기는 아깝지만 먹을 게 없는 계륵처럼 관심권 밖으로 밀려난 상황을 빗댄 것이다.

FTSE 선진국지수 편입을 앞둔 지난 주말 외국인 매수세가 절정에 달하자 변종민 LIG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폭발적인 주식 매수를 '야성적 충동'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주가가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것은 흔치 않은 상황"이라며 "'야성적 충동'이 지배하고 있을 때는 주식시장을 떠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 돌파에 성공한 뒤 사흘 만에 하락 반전하자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마디지수(Round Number)'란 표현으로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낙관론을 폈다. 서 연구원은 1700선이 사흘 만에 무너진 것에 대해 "최근의 주가 조정은 '마디지수'를 넘을 때 치르는 신고식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 코스피지수가 1500선,1600선 등 '마디지수'를 넘을 때도 산고의 진통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안착하기 위한 주요 변수로 'CORE'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환율(Currency),유가(Oil),금리(Interest Rates),실적(Earnings) 등 네 가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각 단어의 영문명에서 알파벳 한 자씩을 따서 조합한 것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