陳 금융위장 "은행 과도한 외화차입 막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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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규제 강화…中企 지원 소프트랜딩 필요앞으로 은행들은 상환 능력이나 만기에 관계없이 과도하게 외화를 차입하지 못하게 되는 등 외화유동성 규제가 대폭 강화된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사진)은 25일 기자 간담회에서 "국제 금융위기와 같은 외부 충격이 있을 때 외화 사정이 악화하지 않도록 금융회사의 외환 건전성을 높이고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내달 중 외환제도 개선 방안을 확정해 시행할 계획이다. 현재 검토안에 따르면 은행들의 자기자본 대비 외화자산 또는 외화부채의 비율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는 '레버리지 비율' 규제가 도입된다. 과도한 외화 차입을 통한 대출 등 자산확대 경쟁을 막고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때 상환 부담도 덜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은행감독 규정상 중장기 외화대출금 대비 중장기 외화차입금 비율도 현행 80%에서 올해 110%,내년 120%로 높아진다. 중장기 기준도 만기 1년 이상에서 1년 초과로 강화된다.
이에 따라 은행이 중장기 외화대출을 100억달러 했을 때 지금은 80억달러만 중장기로 조달하면 되지만 앞으로는 110억~120억달러를 끌어와야 한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외화유동성 리스크 관리' 기준을 신설,은행들이 위기 상황 때 일어날 수 있는 자본유출 규모를 추정하고 이에 대한 비상자금 조달계획을 세우도록 할 방침이다. 키코(KIKO)와 같은 파생상품을 이용해 과도하게 환 헤지를 하거나 투기적 거래를 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외화파생상품거래 리스크 관리기준'도 만들어진다. 한편 진 위원장은 올해 초 금융위기 대응과정에서 취했던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 대책의 소프트랜딩(연착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에 대한 만기연장과 보증확대는 위기관리적 정책으로 정상적인 상황에서 하는 정책은 아니다"며 "정상화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시점을 딱 잘라서 정상으로 돌아가는 방식이 적합한지,분산해서 하는 방식은 없는지에 대해 정책대안을 살펴보고 있다"며 "아직은 국민경제의 빠른 회복이 중요하고 중소기업 지원도 소프트랜딩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진 위원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은행법 개정에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10여 년 전 외환위기가 불거졌을 당시 한국은행이 은행에 대한 직접 검사권,제2금융권에 대한 위탁검사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위기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한 뒤 "한국은행에 금융회사 실질 조사권을 부여하는 한은법 개정방향은 잘못됐고 시기적으로도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