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용 복제돼지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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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L&C, 안규리·이병천 교수
장기이식 면역 거부반응 방지
장기 이식 과정에서 면역거부반응을 방지할 수 있는 두 가지 인간 유전자를 지닌 당뇨병 치료 목적의 형질전환 복제돼지가 세계 최초로 태어났다.
한화L&C(대표 최웅진)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안규리 교수,수의과대학 이병천 교수 등과 함께 2년간의 연구 끝에 항산화 및 항염증 관련 유전자를 동시에 가진 형질전환 복제돼지 '복마니(Ispig,돼지는 복이라는 의미)' 한 마리가 지난 19일 태어나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지금까지 이종(異種) 간 장기 이식을 할 경우 나타나는 면역거부 반응을 막기 위한 1종의 유전자(면역억제 유전자) 삽입은 여러 차례 성공했다. 하지만 당뇨병 치료에 목적을 두고 항산화(췌도세포를 꺼냈을 때 스스로 죽는 것) 및 항염증(이식시 인간장기 염증 예방) 관련 유전자를 동시에 지닌 돼지 복제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DNA를 증폭시켜 성공 여부를 확인하는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유전자 검사법을 통해 이 돼지가 2종의 유전자를 모두 지니고 있음이 확인했다"며 "이를 통해 당뇨병 혁신 치료기술 개발에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의 목표는 복제돼지의 췌도(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부분)를 분리,가공해 인슐린 분비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인공췌장을 만들어 당뇨병 치료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당뇨병 환자에게 돼지의 췌도세포를 최종 이식하려면 3~5개의 면역거부 반응 관련 유전자를 함께 형질전환시켜야 한다"며 "추가 연구 및 동물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포함해 상용화까지 8년 정도를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리모 돼지 두 마리가 임신 중이어서 오는 10월께 '복마니'가 추가로 태어날 예정이다. 복제돼지 생산은 항산화 및 항염증 유전자를 주입한 형질전환세포를 만들어 핵이 제거된 난자에 체세포 핵이식을 해 대리모에 이식(임신기간 114일) 분만하는 과정을 거쳤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