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버핏 '美 구세주'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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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운동가 랠프 네이더作 '슈퍼 리치만이…'서 주인공으로'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사진)이 슈퍼 부자들과 함께 위기에 빠진 미국을 구한다는 내용의 소설이 나와 화제다.
빌 게이츠 등과 위기의 미국 구해
작가는 1970년대 미국 소비자운동 기수이자 환경운동가로 알려진 랠프 네이더.작가 본인은 소설이 아니고 새로운 현실을 염두에 둔 가상 비전을 담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슈퍼 리치만이 우리를 구할 수 있다(Only the super-rich save us! · 세븐 스토리스 프레스 출판)'는 제목의 이 소설에서 주인공 버핏은 2005년 9월 초 카트리나 허리케인 참사 때 정부가 구제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을 보다 못해 현장으로 달려간다. 허리케인이 강타한 지 나흘 만이다. 이를 보고 한 흑인 할머니가 "역시 슈퍼 부자가 나서야 문제를 풀 수 있다"는 말을 한 데서 제목이 붙여졌다.
버핏은 미국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풀기 위해 16명의 슈퍼 부자들을 테이블로 끌어들인다. 폭스네트워크 창립자인 배리 딜러,1992년 미 대통령 후보였던 로스 페로,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인 빌 게이츠,존 레논의 미망인 오노 요코,토크 쇼 진행자 필 도나휴,흑인 코미디언인 빌 코스비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연방재난관리국이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신속하게 뉴올리언스를 구제하고 재건하는 작업을 펼친다. 또 대표적인 반노조 기업으로 꼽히는 월마트에 노동조합을 결성하도록 하고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선다. 깨끗하고 투명한 선거 관행을 도입하고 의회와 대기업이 국민들에게 책임을 다하는 사회를 만든다.
버핏은 소설 속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영국의 철학자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 헤드가 말한 '위대한 사회는 기업인들이 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회'라는 것을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동료 부자들과 함께 행동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버핏은 소설 속 주인공처럼 정치에는 관심이 없지만 지난 5월 뉴욕에서 세계 최고 부자들과 만나 자선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한 적이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