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대 주가조작…'제2의 루보사건' 적발

허위 매수주문 등 수법 동원
檢,1 60억 시세차익 챙긴 40代 구속

작전세력과 함께 210억원의 자금을 동원,고가 · 허수 매수주문 등으로 주가를 조작해온 대형 범죄가 검찰에 적발됐다. 이번 사건은 2007년 자동차 부품업체 '루보'를 대상으로 1500억원대 자금을 동원해 700여개 차명계좌를 굴리며 주가를 조작해 119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루보 사건의 닮은꼴이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형사5부(부장검사 김석우)는 허수 매수주문 등을 통해 코스피 상장업체인 D실업의 주가를 두 배 이상으로 부풀려 160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증권거래법 위반 등)로 D업체 대표이사 지모씨(42)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지씨는 2007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다른 중소기업체 사장들과 함께 운영하던 주식동호회에서 작전세력을 끌어들여 자금 약 210억원과 차명계좌 70여개를 준비한 뒤 D실업의 주가를 조작했다.

지씨는 해당 주식을 투자유망 종목으로 만들기 위해 1136차례의 고가 매수주문과 57차례의 허수 매수주문을 내는 수법을 이용했다. 지씨는 또 시초가 또는 종가를 결정하는 동시호가 때 조직적으로 고가나 저가로 주문하는 방법을 118차례나 활용해 주가를 조작했다. 거래가 활발한 주식처럼 보이기 위해 다른 작전세력과 짜고 주식을 서로 사고파는 '통정거래' 수법도 450여차례나 동원했다.

지씨는 이런 수법으로 D실업의 주식 468만2280주를 거래해 2007년 10월 1925원에 불과하던 주가를 4개월 만인 지난해 2월 2.1배인 4060원으로 끌어올렸다.

검찰 관계자는 "제이유그룹의 전 부회장 김모씨 등이 2006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저지른 루보 조작 사건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