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ㆍ웨딩ㆍ미용업체가 골프 스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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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영, 제약사 '휴온스'가 후원미국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유선영(23)은 '휴온스(Huons)'라는 로고가 박힌 모자를 쓰고 경기에 나선다. 휴온스는 코스닥에 상장된 중견 제약기업으로,골프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유선영 부친의 후배가 바로 이 회사의 사장이어서 후원을 하게 된 것이다.
오지영 '마벨러스'와 20억 계약
개인적 친분 인연…홍보효과도 커
이처럼 한 선수만 후원하는 기업들이 관심을 끈다. 이들 기업은 주력 분야가 골프와 관련이 적지만 선수 가족과의 친분,골프에 대한 높은 관심 등을 이유로 선수 뒷바라지에 나서는 것이다. 물론 후원 선수의 우승에 따른 홍보 효과는 여러 명으로 이뤄진 프로 선수단을 보유한 기업들보다 몇 배나 커진다. 지난 5월 미LPGA 투어 사이베이스클래식에서 우승한 오지영(21)은 지난 8월 웨딩그룹 '마벨러스'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오지영은 계약금과 훈련 지원비 등을 포함해 연간 5억원씩 3년5개월 동안 총 20억원을 지원받고,우승하면 상금의 50%를 인센티브로 더 받는다. 매니지먼트사인 시스에서 고품격 웨딩홀 사업에 나선 마벨러스를 접촉,우수 골프 선수를 후원하는 마케팅 방안을 제안해서 성사시킨 것이다.
가수 김현중(SS501)의 사촌동생으로 유명세를 탄 김해림(20)도 코스피 상장사인 '텔코웨어'가 메인 스폰서다. 그의 매니지먼트사(HSMG)의 경영진이 금한태 텔코웨어 사장과 친분이 있어 이 회사 로고를 달게 된 것.김해림의 어머니 김정제씨는 "텔코웨어에서 경기를 앞두고 라운드 장소를 주선해줄 정도로 많이 협조해줘 늘 고맙다"고 말했다.
KLPGA 투어 5년차인 서보미(28)는 골프용품 브랜드 '핑' 모자를 쓴다. 처음에는 핑의 의류부문을 제조 · 판매하는 크리스패션의 후원을 받았지만 지금은 용품 지원도 받고 있다. KB스타투어 2차전에서 아깝게 2위를 차지한 송민지(23)는 여자 프로골퍼 중 유일하게 청구건설과 후원 계약을 맺고 있다. 송민지의 아버지 친구 덕분에 청구건설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천세진은 수영복 브랜드 '아레나' 모자를 써서 갤러리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천세진의 부친과 아레나의 오너가 잘 아는 사이인 데다 아레나가 골프의류 라인을 검토 중이어서 지난해 말부터 천세진과 후원 계약을 이어오고 있다. 이 밖에도 이주은(32)은 영화관 브랜드 씨너스(Cinus),이보리(26)는 '벤호건-현대백화점'의 후원을 받고 있다. 이들 기업은 다수의 선수를 보유한 하이마트 호반건설 동아회원권 등과 달리 한 명의 선수만 후원하는 '나홀로 스폰서'인 셈이다. 한 후원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처럼 전폭적인 뒷받침은 못해도 선수가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있다"며 "우승까지 할 경우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자 프로골퍼 중 박효원(22)은 아버지가 운영 중인 '박승철헤어스튜디오' 로고를 단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우승하면 박승철헤어배 대회를 열겠다"고 할 정도로 열성이다. 김종덕(48)은 일본의 고가 화장품 브랜드인 'こ堉奴?' 마크가 달린 모자를 쓰고 출전한다. 오랜 일본 투어에서 이 회사를 알게 돼 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현재 군복무 중인 최혁재(22)는 두산에 다녔던 아버지 친구 도움으로 '두산' '처음처럼' 등의 로고를 달았고,올초 두산재팬과 협찬 계약을 맺었다. 김종명(33)도 KT 임원이었던 아버지 덕에 'KT' 마크를 달다가 최근에는 케이블 채널인 '한강라이프'를 메인 스폰서로 맞았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