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아ㆍ印尼 잇단 강진…170여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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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진도 7.6~7.9…수천명 매몰남태평양과 인도양에서 29일과 30일 진도 7.9~8.0의 강진이 잇따라 발생,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2004년 인도네시아 아체 해안에서 발생한 강진과 쓰나미의 공포를 경험했던 인도양 연안의 남아시아 국가들은 아연 긴장하고 있다.
서사모아 쓰나미 100여명 숨져…韓人 2명 사망 1명 실종
AFP통신등에 따르면 남태평양 사모아 제도 인근에서는 29일 오전 6시48분(한국시간 30일 오전 2시48분) 진도 8.0의 강진과 쓰나미가 발생해 최소 100여명이 사망했다. 진앙지는 서사모아의 수도 아피아 남쪽 195㎞의 해저 18㎞ 지점으로 지진에 이어 쓰나미가 서사모아와 미국령 사모아를 강타했다. 지진이 발생한 직후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태평양지역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으며 3시간30분 뒤 이를 해제했다. 서사모아와 미국령 사모아의 해안지대는 건물들이 무너지고 주민들이 고산지대로 대피하면서 황폐화됐다. 서사모아에는 해안가의 마을과 리조트들이 높이 최고 9m의 쓰나미에 휩쓸리면서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시체가 모래 밑에 묻혀 있다. 남부해안에선 70여개 마을이 완전히 사라졌다. 각 마을에는 300~800여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사모아의 재난관리당국은 사망자가 최소 1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한 집계에는 수주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사모아 동쪽의 미국령 사모아에서도 피해는 속출하고 있다. 미국령 사모아섬 국립공원 책임자 마이크 레이놀스는 "최고 6m 높이의 쓰나미가 네 차례 발생했으며 내륙 1.6㎞까지 도달했다"고 말했다. 미국령 사모아에서는 공식 사망자가 22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나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령 사모아에서는 한국인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다. 사망자는 현지 원양어선협회장인 이인생씨(62)와 주부 신미자씨(46)이며 신씨의 딸 우모양은 실종됐다. 호주와 뉴질랜드 정부를 비롯해 남태평양 각국은 사모아 제도 피해상황이 파악되는 대로 긴급구조팀을 보내 구조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30일 오후 5시16분(한국시간 오후 7시16분)께엔 인도네시아 서수마트라의 주도인 파당시 북서쪽 53㎞ 떨어진 해저 87㎞ 지점에서 진도 7.6~7.9의 강진이 발생했다. 태평양 쓰나미경보센터는 지진 발생 직후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인도,태국에 대해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으나 곧 해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유숩 칼라 인도네시아 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진도 7.6의 강진으로 7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진도 7.9로 발표했다. 루스탐 파카아 인도네시아 보건부 위기센터소장은 무너진 건물더미 속에 수천명이 갇혀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인명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곳은 2004년 인도양 쓰나미를 일으켰던 지진의 진앙지와 같은 단층선상에 있다. 당시 파당시에서 서북쪽으로 600㎞ 떨어진 해저에서 9.15 규모의 강진이 발생,인도양에 쓰나미를 일으키는 바람에 인도네시아 아체주와 태국,스리랑카,인도 등에서 23만여명이 숨지는 참사가 빚어졌다.
박성완/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