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동락] "한 땀 한 땀 바느질 인형에 이웃사랑 쑥쑥 커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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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커뮤니케이션즈 '핸드메이드돌FT'
전시회서 인형팔아 유니세프 기부, 전체회원 18명중 남성회원도 3명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 10여명의 남녀 직장인들이 사무실에 모여 손바느질로 수공예 인형을 만든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사내 동호회 '핸드메이드 돌(Handmade Doll) FT'회원들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수공예 인형제작 기술을 공유하고 직접 고른 천과 디자인으로 각자 본인의 취향에 맞게 인형을 만드는 모임이다. FT는'판타스틱 팀플레이(Fantastic Teamplay)'의 약어로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운영되는 자율 학습 조직이다. 인형 만드는 모임은 2006년 1월 리더인 이은정 대리가 취미 삼아 주변 동료들과 함께 시작한 게 입소문이 퍼지면서 본격화된 것.
회원 18명 중 남성회원은 필자를 포함,3명이다. 필자의 경우 평소 캐릭터 상품이나 피규어에 관심이 많아 나만의 캐릭터를 인형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2006년 가입한 뒤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처음에는 남자가 인형을 만든다는 데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점차 남성 회원이 늘면서 주변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매주 점심 시간을 아껴 무언가 만들어낸다는 것에 대한 보람과 하나둘씩 인형 수가 늘어가면서 생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핸드메이드돌 FT가 생긴 첫 해인 2006년에는 일 년간 회원들이 완성한 작품들을 모아 사내 송년회 행사 때 첫 전시회를 가졌다. 그 일을 계기로 회사 안팎으로 알게 모르게 유명해진 덕에 2007년 하남문화예술회관이 개최한 '동화나라 인형전'에 초청도 받았다. 우리FT는 전통문화를 테마로 그네뛰기,강강수월래 등을 주제로 한 회원들의 작품을 출품했다. 당시 처음으로 외부 전시회에 초청을 받은 것이라 설레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특히 작년 연말에는 아우인형(AWOO)을 만들어 사내에서 전시 ·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유니세프에 전달했다. '아우 인형 만들기'는 인형을 직접 만들어 판매한 수익금을 유니세프에 기부하는 것으로,인형 한개 입양(판매) 수익금으로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 한 명이 소아마비 결핵 등 6대 질병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예방접종비용을 후원할 수 있다. 당시 전시 이틀 만에 대부분의 인형에 '입양완료'스티커가 부착될 정도로 사우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올 연말에도 전시회를 열 계획이어서 요즘 회원들이 작품 활동에 여념이 없다. 다들 각자의 개성에 맞는 인형을 만드느라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바느질을 하다 보면 어느 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버린다. 그래서 회원들 모두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을 기다린다. 전시회에 대한 회사 동료들의 관심과 후원도 뜨겁다. 얼마 전 사내 기업문화팀에서 마련한 'FT후원하기'를 통해 회사 직원들이 FT운영비를 보태 준 것이다. 이 후원금은 전시회에 선보일 인형들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단이나 인형을 세우는 스탠드 등을 구입하는 데 큰 힘이 됐다. 특히 그 동안 골무없이 바느질하느라 손가락을 자주 찔렸는데 이번 기회에 마련하게 돼 회사 동료들에게 무척 감사한 마음이다. 그 보답으로 후원 동료 중 5명에게 미니인형을 제작해 선물할 계획이다.
핸드메이드돌FT는 앞으로도 꾸준히 유니세프 아우인형 만들기 봉사활동에 참여할 계획이다. 또 연말마다 작은 전시회를 열어 사내 분위기를 보다 따뜻하게 만들 것이다.
/최우열 핸드메이드돌FT 회원(싸이블로그팀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