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금 5억 만들기…20代는 소득절반 저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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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 연령대별'은퇴준비' 전략추석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가족 · 친척들과 둘러앉아 얘기하다 보면 자연스레 재테크와 은퇴준비가 화제에 오른다.
30대 투자금 70%는 펀드에…40대는 교육비 지출 줄여야
특히 안정된 노후생활을 위해 은퇴에 대비해 연령대별로 어떤 재테크 전략이 필요한지에 관심이 쏠리게 마련이다. 이를 위해선 우선 은퇴 후 생활에 필요한 자금이 얼마나 될지를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어느 정도 돈을 모아야 하는지 목표를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가 지난달 29일부터 홈페이지(www.kcie.or.kr)를 통해 선보인 온라인 무료 교육 프로그램인 '은퇴설계 아카데미'에 따르면 도시 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을 기준으로 할 때 노후 생활비는 월 200만원 안팎이다. 은퇴 후 20년만 잡아도 5억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은퇴설계 아카데미' 프로그램에서 상담해주는 전문가들은 "노후자금 5억원 만들기는 빨리 시작할수록 부담이 작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25세에 시작하면 월 59만원(투자수익률 연 10% 가정)을 투자해 은퇴시점인 55세에 가면 지금의 5억원에 해당하는 12억1000만원(물가상승률 연 3% 가정)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40세부터 준비하면 월 투자금액이 3배가 넘는 194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20대=소득의 절반 이상은 저축하거나 투자해야 한다. 고득성 SC제일은행 PB(프라이빗뱅킹) 부장은 "20대는 씀씀이를 최대한 줄이고 저축과 투자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며 "받는 급여가 적지만 이를 아껴 일찍부터 준비한다면 노후생활이 한결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 부장은 "특히 카드대금은 소득의 20% 이내로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20대가 제일 관심을 갖는 투자 목표는 전세자금 등 결혼비용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칫 노후자금 준비는 우선순위에서 맨 뒤로 밀리거나 무시하기 쉽다. 하지만 일찍 시작해야 부담이 작기 때문에 전세자금용 통장,노후자금용 통장 등 투자 목표별로 따로 통장을 관리하는 '통장 쪼개기'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30대=투자전략으로 '100-나이' 법칙을 따라볼 만하다. 이 법칙은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빼고 남은 숫자를 고수익 상품 투자 비중으로 삼으라는 것이다. 30대라면 전체 투자금액의 60~70% 정도를 고수익 상품에 투자하라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주식형펀드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정종옥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장은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노리는 주식 직접투자 규모를 키울 수도 있지만,이보다는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형펀드 투자가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집을 사기 위해 과도한 대출을 받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 소장은 "출산율이 떨어지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주택은 '투자'보다 '사용'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이 월 소득의 30%가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자신의 재무상태를 꼼꼼하게 파악해 불필요한 자산을 처분,부채를 줄이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40대=각종 연금과 퇴직금 등 노후를 위해 준비해온 자금을 확실히 지키는 일부터 해야 한다. 전기보 행복한은퇴연구소 대표는 "아파트 평수를 넓히려고 연금에 손을 대거나,퇴직금 중간정산으로 받은 돈을 소비해버리는 등의 노후자금 손실을 우선적으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후 대비를 자녀교육보다 더 우선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전 대표는 "자녀 교육비를 10%만이라도 줄여서 노후자금을 마련하는 데 보태야 한다"며 "자신의 노후를 스스로 책임지는 게 결국 자녀를 위한 일"이라고 말했다.
20대와 30대에 비해 재테크에 쓸 수 있는 목돈이 많기 때문에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금융전문가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조언을 받아 금리변동 등 금융환경 변화에 맞춰 투자대상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40대 후반까지 노후자금의 70% 이상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세우되 종자돈을 잃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 한편 '은퇴설계 아카데미'엔 샐러리맨 자영업자 전문직종사자 등 직업별 은퇴준비 전략과 절세 건강 퇴직연금 등 은퇴와 관련한 각종 교육 프로그램이 갖춰져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