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도메인 미국 독점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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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ㆍ중국 등 ICANN 참여미국이 이제 더 이상 세계 인터넷 도메인 관리를 독점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특정 국가가 인터넷 관련 행정을 통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국제적 반발에 미국이 결국 손을 든 것이다.
영국 BBC방송은 지난달 30일 미 상무부가 인터넷 도메인 관리 비영리 국제기구인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의 운영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내용의 새 협약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미국 외에 유럽연합(EU)과 중국 등 각국 정부 및 시민단체 대표들로 구성되는 독립적인 검토위원회가 ICANN의 보안과 경쟁,책임 부문 등을 평가한다. 미국은 책임 부문 위원회에만 영구적 참여를 보장받았다고 BBC는 전했다. 미 정부가 ICANN에 자율적 운영권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 협약은 인터넷 탄생 40주년인 1일부터 정식으로 발효된다. 1998년 미 정부 주도로 설립된 ICANN은 '닷컴(.com)'과 같은 최상위 인터넷 도메인 이름과 IP 주소 할당을 총괄하며,그동안 미 상무부 산하 통신정보국과의 공동 프로젝트 협약(JPA)에 따라 미 상무부의 감독을 받아왔다. 하지만 인터넷이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되면서 미국 중심의 인터넷 관리체계도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그동안 줄기차게 제기돼왔다. 특히 EU는 ICANN을 독립적인 기구로 만들어야 한다며 미국의 ICANN 독점 관리에 반대해왔다.
세계 주요 IT(정보기술) 전문가들은 ICANN과 관련된 미 정부의 결정에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로드 벡스트롬 ICANN 대표는 "이날은 ICANN이 명실상부한 국제기구로 거듭난 매우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가했으며,에릭 슈미트 구글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결정이 ICANN을 더욱 성숙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ICANN은 회사(.com),기관(.org),학교(.edu) 등 전 세계적으로 적용되는 최상위 도메인을 관리해왔으며'co.kr' 등 국가별 도메인은 한국인터넷진흥원(KRNIC) 같은 각국 네트워크 인포메이션센터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