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2분기와 비교해야 '착시' 없어

3분기 어닝시즌 관전법
영업익 외에 매출도 중요…수요증가 확인을
'장밋빛 전망' 지나쳐 실망매물 확대 조심해야
3분기 어닝시즌(실적 발표 기간) 개막을 앞두고 실적개선주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직 확정된 실적 발표일을 내놓은 상장업체는 많지 않지만 이르면 6일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와 9일 신세계에 이어 다음 주부터 포스코 현대차 하이닉스 기아차 등 주요 업체들이 실적을 공개할 전망이다. 또 LG화학 한국전력 등은 이달 말에,신한지주 우리금융 등 은행주들은 다음 달 초에 3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어닝시즌에는 △영업이익과 함께 매출이 증가하는 업체 △전년 동기보다 올 2분기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될 종목 △미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 여부 등을 관전 포인트로 꼽고 있다.

◆LG이노텍 한전 등 매출 증가 돋보일 듯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3분기 실적 분석에선 영업이익 못지않게 매출 증가세가 중요하다는 평가다. 2분기까지는 글로벌 위기 극복 과정에서 기업들이 뼈를 깎는 '비용 감축'을 통해 영업이익을 크게 늘려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효과를 극대화시켰지만 이제는 영업이익과 함께 매출을 통해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정도를 확인해야 하는 시점이란 진단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요 수출주들의 경우 2분기까지는 각국의 경기부양책과 원 · 달러 환율 상승 등이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며 "3분기 실적부터는 경기 회복이 실제 수요 증가로 이어져 매출이 늘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과 함께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종목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증권정보 제공 업체인 와이즈에프엔이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를 집계,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LG이노텍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528억원과 505억원으로 2분기보다 68%와 503%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LS S&T대우 한미반도체 동원F&B CJ CGV 한국전력 등은 전 분기보다 매출이 25% 이상 늘고 영업이익 증가율도 100%를 웃돌 것으로 조사됐다. 하이닉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은 매출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기저효과 피하려면 2분기 대비가 중요

또 3분기 실적은 지난해 3분기보다 전 분기인 2분기와의 비교가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경기 회복의 초기 국면인 만큼 전 분기에 비해 이익 규모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며 "실적 평가는 4분기까지 전년 동기보다 전 분기와의 비교가 중요한 잣대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작년 하반기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때여서 기업들의 실적이 거의 바닥권으로 추락했던 만큼 전년 동기 비교는 분모가 너무 낮아 지나치게 좋은 결과가 나타나는 '기저효과'라는 분석상의 오류를 배제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우리투자증권이 평가한 170여개 주요 종목(전체 시가총액의 80% 차지)의 3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47.4% 증가하지만 4분기엔 3분기보다 2.1%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3분기 37% 증가에 이어 4분기엔 기저효과로 인해 증가율이 442.3%로 높아지게 된다. 이 때문에 4분기 실적의 경우 자칫 잘못된 환상을 갖게 되면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 매수는 미국 기업실적에 달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주도하는 장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인 만큼 외국인 매매에 큰 영향을 미칠 미국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도 주목할 것을 당부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국내 기업들이 아무리 좋은 실적을 내놔도 증시 수급의 키를 쥐고 있는 외국인의 매수 강도는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조 부장은 "국내 증시가 지난 7월 중순부터 눈에 띄는 상승 흐름을 보인 것은 골드만삭스 JP모건 등의 2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자 외국인이 매수세를 강화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장밋빛 전망치 경계해야

일각에선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진 상태여서 실제 수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주가 조정폭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3분기 영업이익이 연결 기준으로 4조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는 등 실적 기대치가 높아져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실망 매물이 쏟아질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증권사들의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주 추천도 잇따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디지텍시스템 KH바텍 한국제지 CJ제일제당 LIG손해보험 휴켐스 등을 꼽았다. 현대증권은 현대백화점 CJ오쇼핑 GS홈쇼핑 등을,대우증권은 하나금융 외환은행 등을 시장 예상치보다 뛰어난 실적을 내놓을 종목으로 제시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