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펀드 '미스터리 쇼핑'‥은행들 "신경 쓰이네"

앞으로 한 달간은 은행 창구에서 펀드에 가입하기가 더욱 복잡하고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이 금융감독원의 펀드 '미스터리 쇼핑'(암행 감사)에 대응해 펀드 판매 절차를 엄격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일반 고객으로 가장해 은행과 증권사의 펀드 불완전 판매 여부를 감시하는 미스터리 쇼핑을 최근 시작했다. 이번 미스터리 쇼핑은 이달 말까지 진행된다. 은행들은 펀드 판매 표준안을 만들어 전 영업점에 배포하고 직원들끼리 미스터리 쇼핑을 가정한 '롤플레이'를 하는 등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상반기 평가에서 60점 미만의 점수를 받아 이번에도 낮은 점수를 받을 경우 당국의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은 상반기에 이어 연속으로 60점 미만을 받은 은행에 대해서는 경영진 문책 등의 제재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각 지점의 펀드 판매 전담 직원을 대상으로 표준 판매 절차에 관한 연수를 실시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지점당 1명씩을 선발해 집중 교육을 실시했다.

신한은행은 금감원의 미스터리 쇼핑에 앞서 지난달 18일부터 30일까지 748개 영업점을 대상으로 자체 실태점검을 하고 영업점별 평가 결과를 개별 통지했다. 또 점검 과정에서 반복돼 나타난 문제점에 대해서는 펀드 판매 전담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교육을 실시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펀드 판매 절차를 잘 지키고 있지만 당국의 미스터리 쇼핑 기간에는 펀드 가입 절차가 더욱 까다로울 것"이라며 "인터넷을 통해 가입하면 번거로운 절차를 피하면서 수수료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