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우즈 따라하다 허리 '삐끗'…과도한 스윙은 자제하라

골프로 인한 허리통증
골프를 시작한 지 2개월째 접어든 정모씨(42)는 영업직이라는 업무 특성상 골프를 배워야 했기에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장에 나갔다. 긴장한 상태로 하루에도 수백 번씩 스윙을 한 탓일까. 열흘 전부터 허리통증이 나타났다. 며칠간 골프연습을 하지 않고 쉬어봤지만 별로 나아지지 않아 병원을 찾아갔다. 진단 결과 급성 염좌였다.

골프는 육체적인 건강,정서적 즐거움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운동으로 인기가 높지만 수년간 한쪽으로만 몸을 비틀다 보면 척추가 불균형해지고 이런 상태에서 특정 동작을 반복하다보면 허리를 다치기 쉽다. 그래서 아마추어와 프로를 막론하고 골퍼들에게 요통은 흔한 질환이다. 허리가 삐끗한 것은 허리 주변의 인대와 근육에 무리가 가면서 늘어나거나 손상을 입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종종 '담이 들었다'고 표현하는데 의학적으로 '요추부 염좌'라고 진단한다. 이런 경우 X-레이를 찍어봐도 별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골프의 스윙은 몸을 과도하게 굽힌 상태에서 허리를 꼬았다 푸는 동작이기 때문에 허리에 많은 스트레스를 준다. 허리와 배 근육이 약하거나,엉덩이 관절 근육이 충분히 이완되지 않았거나,워밍업이 없었다면 요통이 잘 발생하게 된다. 지나친 동작도 문제다. 미국의 전설적인 아마추어 골퍼인 보비 존스는 힙 턴을 최대화한 반면 허리의 트위스트는 최소화했다. 이에 비해 현재 세계 남자 골프 랭킹 1위인 타이거 우즈는 힙 턴을 최소화하는 대신 상체의 회전을 극대화시켜 몸의 트위스트를 최대한 활용하므로 클럽헤드의 토크 포스가 최상이다. 허리 건강 측면에서 본다면 타이거 우즈보다 보비 존스의 스윙을 쫓아가는 게 바람직하다.

요추부 염좌는 안정을 취하고 통증 유발 부위를 고정해 손상된 조직을 보호하고 통증을 줄이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이 방법으로도 효과가 없다면 소염제,근육이완제 등을 복용하고 찜질을 한다. 허리의 통증이 심한 경우 허리보조기를 착용할 수 있다. 보조기는 요추부의 운동을 제한하고 요추에 미치는 하중을 줄이며 좋지 않은 자세를 교정하기 위해 이용한다. 장기간 사용하면 허리근육의 약화를 초래하므로 급성기에만 착용하는 것이 좋다. 통증이 유발되는 부위에 국소마취제 등을 직접 투입하는 국소주사요법을 하기도 한다.

보존적인 치료로도 호전되지 않으면 신경주사요법,무중력 감압치료,운동요법 등을 시행하게 된다. 신경주사 요법은 경막외 주사요법,척추관절차단술,신경가지치료술 등이 있다. 경막외 주사요법은 소염제와 국소마취제를 경막(척추신경을 감싸는 막) 바깥쪽 공간에 주사하는 것으로 빠른 통증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개 3회에 걸쳐 시행하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제한적으로 사용돼야 한다. 척추관절차단술은 통증의 원인이 척추관절에 직접 주사바늘을 넣어 약을 투여하는 방법으로 척추 후관절에 병변이 있는 경우에 적용할 수 있다. 신경가지치료술은 통증의 원인이 되는 신경가지를 찾아내 그 주위에 약물을 주사하는 방법으로 적은 약물로 빠른 시간 안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연세사랑병원 강남점 척추센터 김호중 과장은 "신경주사요법은 척추질환 및 근육통증까지 완화시켜 효과적"이라며 "이런 시술을 1~2주 간격으로 반복 치료하면 빠르게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무중력 감압치료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인들이 무중력 상태에서 척추추간판(디스크)의 간격이 정상적 상태로 복원되는 것에 착안했다. 예전에는 단순한 견인치료가 쓰였으나 지금은 컴퓨터 장비를 이용해 추간판 주위에 음압을 조성함으로써 밀려난 디스크가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입체적인 감압치료가 가능해졌다. 2~3일 간격으로 5회 정도 치료받는다. 엎드린 자세나 누운 자세에서 치료하는데 이렇다할 통증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김 과장은 "신경주사요법에 의해 화학적 통증유발 물질이 제거되고 감압치료로 물리적 압력이 해소되면 통증이 가라앉게 된다"며 "치료 후에 허리근력이 강하지 않으면 재발할 위험이 있으므로 복근과 허리 근육을 강화시켜주는 운동을 비롯해 지구력과 척추유연성을 증진시키는 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성적인 요통의 경우 이런 치료를 해도 낫지 않고 다른 허리질환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