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상장 통한 변칙상속·증여 '밀착 감시'

국세청, 세금탈루 관리 강화

앞으로 증시 우회상장을 통해 세금을 탈루하거나 2세에게 변칙 증여 · 상속하는 행위에 대한 세무당국의 집중적인 단속이 이뤄진다. 세무조사 과정에서도 변칙 상속 · 증여 혐의를 필수 검토항목으로 지정해 강도 높게 검증키로 했다.

국세청은 6일 국회 기획재정위의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중점추진 과제로 보고했다.

이는 최근 빈번해진 우회상장으로 변칙 상속 · 증여가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량 장외기업이 상장사와 합병하는 방식 등으로 우회상장하면 기존 상장사의 주가가 크게 올라가기 때문에 부를 이전해주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세무조사를 하면서 변칙 상속 · 증여 여부를 반드시 체크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국세청은 또 오는 12월 금융감독원과 민간의 상업용 자료를 담은 '국제거래세원 통합분석시스템'을 구축해 해외투자를 가장하거나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탈루 행위와 해외 자산 은닉 · 유출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금은 국세청이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에 직접 접근할 수 없어 자금 이동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았다.

유통거래 질서 문란자에 대한 정보를 상시 수집해 분석하는 '거래질서 분석전담반'도 편성된다. 이를 통해 가짜 세금계산서 수취자에 대한 세무조사와 처벌도 한층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전자세금계산서 제도에 맞춰 가짜 세금계산서를 유통시키는 자료상을 조기에 적발할 수 있는 경보시스템도 갖추기로 했다. 아울러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인별 과세정보 통합관리시스템'을 만들어 개인별로 성실한 신고 · 납부를 유도해나갈 계획이다.

백용호 국세청장은 "올해 국세청이 맡은 총 세입예산 153조9000억원 가운데 53%인 81조6000억원을 상반기에 거둬들였다"며 "부동산거래 활성화 등 세수 여건이 좋아지고 있어 올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