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사 '산불 악몽' 딛고 4년반 만에 새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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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성금 등 170억 들여 복원
2005년 4월 뜻밖의 산불로 사찰 건물의 80%가 소실됐던 강원도 양양 낙산사가 4년 반 동안의 복원불사를 마치고 열린 사찰,열린 공간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불교신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 사찰 문호를 활짝 열겠다는 것.복원과정에서 불교신자는 물론 국민들이 보내준 성원과 위로에 보답하기 위해서다.
오는 12일 복원불사 회향법회(낙성식)를 앞둔 낙산사는 단아하고 정갈했다. 1778년 단원 김홍도가 그린 '낙산사도(洛山寺圖)'에 나오는 모습 그대로다. 낙산사는 그동안 문화재 및 고건축 전문가들로 낙산사복원자문위원회를 구성,2년가량의 발굴조사 결과와 단원의 '낙산사도'를 토대로 도량을 복원했다. 2007년 11월 원통보전과 홍련암,범종각,홍예문 등 10여동을 1차로 복원한 데 이어 설선당과 응향각,빈일루,정취전,송월요 등 10여동을 추가로 복원해 옛 모습을 되찾았다.
낙산사 복원 불사에는 국고 88억원과 신도들의 시주금인 자체 예산 80억원가량이 들어갔다. 주지 정념 스님은 "불자와 국민들의 정성이 낙산사를 되살렸다"며 "앞으로 낙산사는 모두에게 열린 공간이 되도록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낙산사는 복원과정에서 문화재관람료를 폐지하고 매일 두 시간씩 국수를 무료로 제공했다. 또 사찰 경내에 10여대의 커피자판기를 설치해 무료로 공급했다. 매년 10만명분의 국수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또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도 대폭 늘려 노인요양시설인 상락원과 주간보호시설인 낙산노인복지센터,무료급식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도 템플스테이나 문화탐방단 등에 누각인 빈일루를 내주고,원통보전 앞 응향각은 종교와 관계없이 명상을 할 수 있는 명상방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설선당에는 책과 다구(茶具) 등을 비치해 일반인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정념 스님은 "건물만 지어놓고 사람이 오지 않으면 무슨 소용 있겠느냐"며 "낙산사는 사람과 자연,사람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열린 수행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낙산사(양양)=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