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7개월째 증가…2500억弗 넘어

외화 회수·시장 개입 효과
연말께 사상최대 기록할 듯
외환보유액이 7개월 연속 늘어 1년3개월 만에 2500억달러대를 넘어섰다. 이 추세대로라면 외환보유액은 올해 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9월 말 외환보유액이 2542억5000만달러로 전월 말보다 87억9000만달러 증가했다고 6일 발표했다. 지난 7개월간 527억1000만달러 급증,작년 6월의 2581억달러 이후 최고치다. 외환보유액의 월중 증가폭은 지난 5월 142억9000만달러와 2004년 11월 142억1000만달러 이후 세 번째로 큰 액수다.


한은은 운용 수익 증가와 외국환평형기금의 외화유동성 공급자금 만기도래분 회수,유로화 엔화 등의 강세에 따른 미 달러화 환산액 증가 등으로 인해 외환보유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됨에 따라 한국은행이 국내 은행에 빌려줬던 외화를 회수해 외환보유액이 늘어났다. 시중은행들은 한국은행에서 차입한 외화를 갚는 대신 자체 신용으로 외화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외환당국의 달러화 매수 개입도 외환보유액 증가 요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환당국은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시중은행에 푼 외환보유액을 회수하는 것만으로도 환율을 안정시킬 수 있었으나 은행들의 외환보유액 상환이 최근 마무리됨에 따라 시장에 직접 개입할 필요성이 커졌다. 달러당 1200원 선이 무너진 뒤 외환당국이 달러매입 강도를 높이고 있어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국민연금의 통화스와프 만기도래분 6억4000만달러 상환,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2억9000만달러 배분 등도 외환보유액 증가에 일조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중국 2조1316억달러(6월 말 기준)△일본 1조423억달러 △러시아 4096억달러 △대만 3254억달러 △인도 2764억달러에 이어 세계 6위 수준이다. 외환보유액 구성은 유가증권 2157.2억달러(84.8%),예치금 336억9000만 달러(13.3%),SDR 37억7000만달러(1.5%),금 8000만달러(0.03%)등이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이 연말을 전후해 사상 최대치였던 2008년 3월 말의 2642억500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안병찬 한은 국제국장은 "외환보유액이 연말을 전후해 사상 최대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경제의 호전에 따른 달러화 시세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을 달러로 평가하는 만큼 글로벌 달러약세 추세가 확대될 경우 외환보유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