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값 달러결제 이제 그만"

아랍·中·러·佛 비밀회동…달러 대체 '통화바스켓' 논의
중동 주요 산유국들과 중국 러시아 프랑스 등이 국제 석유 거래에서 미국 달러화 사용을 중단하기 위한 비밀 회동을 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6일 보도했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 중동 국가들은 중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 등과 함께 석유 거래에서 달러 대신 사용할 '통화바스켓'을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이미 러시아와 중국 일본 브라질의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관리들이 비밀 회동을 갖고 "더 이상 석유값을 달러로 표기하지 않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달러 대신 추진되는 새 통화바스켓에는 일본 엔과 중국 위안,유로 및 금을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협력협의회(GCC) 소속 국가들이 계획하고 있는 단일 통화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러시아 루블도 새 통화바스켓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브라질과 인도도 이 계획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인디펜던트는 새 통화가 설정되기 전 과도기가 2018년까지로 정해졌으며,이 기간에 사용될 통화는 '금'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또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미국의 전통적인 핵심 맹방들까지 가세해 달러화를 국제 석유 거래에서 축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달러로 국제금융 시스템에 간섭하려는 미국에 대한 석유 생산국과 소비국들의 분노 때문이라고 인디펜던트는 분석했다. 미국 경제의 위축으로 달러의 위상이 급락하는 점도 새로운 '오일 결제머니' 탄생을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온 후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2월 인도분 금값은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한때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1038달러까지 치솟았다. 종전 최고치는 지난해 3월의 1033.90달러였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