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으로 '3분기 어닝시즌' 빛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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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실적 우려 커져… 삼성전자도 사흘째 약세증시에서 주요 기업들의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 · 달러 환율이 올 최저치로 급락,우량 대형주들의 수출이 부진할 것이란 관측에 3분기 '어닝 시즌' 기대가 사그라드는 형국이다.
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이 4조1000억원에 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란 추정치를 내놨지만 외국인의 매도를 막지 못해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이 대표적이다.
호주가 금리 인상을 단행,선진국들의 출구전략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 것도 외국인 매도를 부추겼다. 다만 주가의 추가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어서 증시가 곧 저점을 확인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는 활발하게 유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환율의 추가 하락폭도 제한적이라며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이익이 꾸준히 좋아지는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IT · 차 환율 하락 타격 커6일 코스피지수는 8.46포인트(0.53%) 하락한 1598.44로 마감,나흘 연속 내리며 지난 8월31일 이후 처음으로 1600 밑으로 떨어졌다. 지수는 삼성전자의 깜짝실적 예고에 힘입어 오전 한때 1% 이상 상승하기도 했지만 환율 하락으로 4분기 실적 둔화가 우려되면서 하락 반전했다. 삼성전자는 0.27% 떨어지며 사흘째 내렸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더라도 주가를 올리는 호재기보다는 현재 수준을 정당화시키는 정도의 재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환율 하락 부담과 정책효과 소진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4분기 실적에 대한 걱정이 시장을 압박하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원 · 달러 환율 하락은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체에 큰 타격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연평균 환율이 100원 하락할 때마다 주요 IT 기업과 자동차 기업의 영업이익은 총 4조8019억원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경우 환율이 100원 떨어지면 영업이익이 3조2358억원,순이익은 2조1572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음으로 타격이 큰 곳은 기아차와 현대차로 영업이익이 각각 3675억원,3661억원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김 팀장은 "올해 평균 환율이 1315원인데 현재 환율은 이보다 100원 이상 낮은 1170원 수준까지 내려갔다"며 "환율 하락세가 지속되면 IT 자동차 기업의 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4분기 영업이익도 좋은 기업 관심이에 따라 그동안 수출주를 대거 사들였던 외국인은 매도로 돌아서며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날도 외국인은 오전 한때 매수 우위를 보였으나 오후 들어 순매도로 돌아서 8거래일 연속 '팔자'를 지속하고 있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은 환율 하락 속도에 민감하다"며 "최근 환율이 빠르게 떨어지자 주요 기업들의 4분기 실적에 불안을 느껴 주식을 팔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호주가 금융위기 이후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 선진국들의 출구전략이 가시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 것도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기관들도 1100억원대 순매도에 나서며 지수 하락폭을 넓혔다.
하지만 개인들은 증시 반등을 예상하고 사흘 연속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이날 개인들은 1443억원을 사들여 사흘 동안 6500억원 넘게 주식을 매입했다. 개인들은 지수 전 고점인 지난달 22일 이후 효성 LG화학 현대중공업 삼성전자 순으로 많이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불안한 환율로 인해 향후 실적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3분기에 이어 4분기까지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은 주로 환율과 큰 연관성이 없는 철강 건설 유통주 등이다. 해당되는 종목은 포스코 세아베스틸 동국제강 녹십자 두산중공업 한솔LCD 대우건설 엔씨소프트 신세계 삼성테크윈 SK NHN STX팬오션 등이다. 포스코는 3분기 영업이익이 9910억원으로 2분기보다 490% 급증하고 4분기에도 1조29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0%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세아베스틸은 3분기에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하고 4분기엔 두 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스닥 종목으론 네오위즈게임즈 태웅 GS홈쇼핑 DMS 가온미디어 에스에프에이 등이 유망주로 꼽힌다.
조진형/김동윤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