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프렌차이즈] '주부의 로망' 아이스크림店, 아직 틈새시장 많아요


유명 백화점의 아이스크림점은 '황금알'을 낳는 매장으로 불린다. 한 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서 월 1000만~2000만원은 족히 번다. 그래서 오너 친인척은 돼야 아이스크림 매장을 따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일반 아이스크림전문점도 창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이템 중 하나다. 퇴직 후를 대비한 화이트칼라 샐러리맨들의 부부 창업 1순위로 꼽힌다. 매장 이미지가 깨끗하고 근무 강도가 낮으며,종업원 관리가 쉬워 인건비 부담이 적다는 게 강점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최근 사계절 내내 아이스크림 수요가 꾸준해 안정적인 창업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며 "수도권 핵심 상권은 포화상태지만 주변 상권을 중심으로 틈새시장이 충분해 창업 기회가 많다"고 말했다. ◆배스킨라빈스 VS 후발 토종업체

아이스크림전문점 시장은 로열티를 주는 배스킨라빈스 등 외국계와 카페띠아모,구스띠모 등 후발 토종업체 간 경쟁양상을 보이고 있다. SPC그룹은 1985년 미국 배스킨라빈스와 합작한 뒤 프리미엄급 아이스크림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다양한 메뉴와 브랜드 파워를 배경으로 10월 현재 매장수가 810개에 달해 절대적 우위를 지키고 있다. 디저트 소비문화 정착에 힘입어 올해만도 150여개 점포를 새로 냈다. 회사 측은 1000호점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계 콜드스톤도 공격적으로 매장을 내면서 3년 만에 55호점을 열었다. 하겐다스는 26개로 다소 부진한 상태다.

토종 브랜드들은 저칼로리 요거트 및 저지방 젤라토 등 웰빙 아이스크림과 카페형 매장을 내세워 배스킨라빈스에 도전장을 냈다. 2004년 '레드망고'를 시작으로 '요거베리' '요거프레소' 등이 등장해 요거트 아이스크림 시장도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산 아이스크림인 젤라토도 인기를 끌고 있다. '홈메이드 방식'으로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유지방 함유량이 낮고 쫄깃한 게 특징.대표 브랜드는 '카페띠아모' '구스띠모' 'B7아이스크림' 등이다. 최근 아이스크림전문점은 커피,와플 등의 메뉴를 접목한 '아이스크림 카페' 형태로 바뀌고 있다. 아이스크림 카페는 계절적 매출 편차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구스띠모는 이탈리아에서 직접 공수한 재료로 고급 아이스크림을 내세워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카페띠아모'는 젤라토 아이스크림에 에스프레소 커피,와플,샌드위치 등을 추가했다.

◆핵심상권 피하고,틈새시장 노려야

아이스크림전문점의 최대 성공 요건은 입지다. 아이스크림은 기호식품의 성격이 강해 아이스크림 소비가 많은 대규모 주거지 상권이나 대학가 및 학원가,시내 중심 상권에 입점하는 게 유리하다. 주택가 지역은 가장 안정적인 입지로 꼽힌다. 3000세대 이상의 배후 세대가 있는 지역이 적당하다. 김성동 카페띠아모 사장은 "수도권의 핵심 상권에는 아이스크림점이 너무 많은 데다 임대료가 비싸 이익을 내기 어렵다"며 "새로 생기는 수도권의 대규모 아파트단지나 지방 중 · 소도시 등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초기 투자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아이스크림전문점은 값비싼 냉동설비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창업비용이 큰 편에 속한다. 카페형이나 테이크아웃형 등 점포 형태와 브랜드별로 차이가 있지만 1억~1억3000만원(15평 · 점포비 제외) 정도 들어간다. 프랜차이즈 가맹 창업을 할 경우 브랜드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본사 의존도가 높아 시장점유율,제품 경쟁력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본사의 가맹점 지원 및 관리능력을 점검하는 것도 필수다.

이시한 구스띠모 이사는 "점포를 만들어 권리금을 붙여 다시 파는 등 단기 차익을 노려 투자하면 실패하기 쉽다"며 "인생 후반부를 준비하는 제2의 '직업' 개념으로 창업해 직접 운영하면 월 1000만원 정도의 수입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