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글로벌 전기차 4대강국 총력 지원체제 갖춰야

지식경제부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어제 경기도 화성 현대 · 기아차 기술연구소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전기자동차산업 활성화 방안을 보고했다. 배터리 등 핵심부품 기술개발 지원을 비롯 전기자동차 주행 및 안전기준 정비,공공기관과 일반 소비자 대상 보급 활성화 등을 통해 2011년부터 전기차 양산에 나서겠다는 게 골자다. 2015년까지 세계 전기차 시장의 10%를 점유하고,2020년에는 국내 소형차의 10% 이상을 전기차로 보급함으로써 '글로벌 전기자동차 4대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담고 있다. 글로벌 위기 이후 불붙기 시작한 세계 전기차시장 선점(先占)경쟁에 대응하고 각종 환경규제 및 고유가 추세에 대비하겠다고 나선 셈이다.

세계 주요 자동차회사들은 불꽃 튀는 전기차 개발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자동차는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순수 전기차 '아이미브'를 상용화한 데 이어 미국 GM과 중국 BYD 또한 내년에 전기차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주요국들은 전기차 개발자금을 지원하고 구매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 관련산업 육성에 온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더구나 유럽연합(EU)이 2012년부터 자동차회사별로 승용차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규제키로 하는 등 저탄소 녹색성장 실현을 위한 각국의 환경규제는 날로 그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이번에 정부가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2년 안에 전기차 양산체제 구축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자동차도 세계 1위가 될 수 있다"며 "자동차업계가 건의하는대로 정부가 최대한 지원하고 지속적으로 업계와 협의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전기차 강국 실현을 위해 우리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에 내놓은 정책들이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겨질 수 있도록 추진일정과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법과 제도 등을 서둘러 정비해나가야 할 것이다. 전기차 수요 창출을 위해서는 현재 동급 가솔린차보다 30~40% 이상 비싼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게 관건인 만큼 구매자에 대한 보조금 등 지원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