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턴어라운드] 터널 빠져나오는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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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길었던 경기 침체의 늪에서 조금씩 빠져 나올 기미를 보이고 있다. 경제성장률을 비롯한 주요 지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침체의 속도는 확연히 둔화됐다.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국가의 경제가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 프랑스,플러스 성장유럽연합(EU)의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는 지난 2분기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6개국)의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0.2%를 기록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지난 8월 발표한 잠정치(-0.1%)보다는 소폭 악화했지만 지난 1분기 -2.5%에 비해서는 대폭 나아졌다. 당초 예상치인 -0.3%보다도 나은 수준이다. 지역 내 경제대국인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해 일부 국가는 이미 2분기에 플러스 성장을 달성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전기 대비 0.3%씩 성장했고 그리스 포르투갈 스웨덴의 경제성장률도 비록 1% 미만이지만 플러스로 돌아섰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업황도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지난달 유럽 지역의 제조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지수(PMI)는 51.1로 지난 8월의 50.4에 이어 2개월 연속 50을 넘었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들의 예상치 50.9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 국면임을,50을 밑돌면 위축 국면임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3분기부터는 유로존 경제가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진 마이너스 성장을 끝내고 전기 대비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태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은 "올해 유럽 국가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를 경험하고 있지만 최근 경기 하락세가 많이 둔화하는 모습"이라며 "국가별로 2분기 또는 3분기에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 국가의 주가는 실물경기 회복세를 반영,지난 3월 바닥을 찍은 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독일 DAX지수는 한때 3500대 초반까지 떨어졌으나 지금은 5700선으로 올라 전고점의 85%를 넘어섰다. 프랑스 CAC지수도 전고점의 85%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신차보조금 등 부양책 주효
유럽에서도 경기 회복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다. 특히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주요 국가 대부분이 시행하고 있는 신차 구입 보조금 제도가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총 500억유로의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면서 이 중 50억유로를 신차 구입 보조금으로 배정해 약 200만대의 중고차 교체 수요를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8월까지 신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8.4%나 증가했다. 독일은 중고차를 폐차하고 신차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2500유로(약 430만원)를 무상으로 지급하고 있다. EU 회원국 전체로도 지난 8월 자동차 판매대수가 전년 동월 대비 3.0% 증가했다. EU 국가들의 자동차 판매가 전년 동월보다 증가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내년 유로존 경제는 수출이 회복되면서 1%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타 지역에 비해 높은 성장률은 아니지만 전후 최악의 경기 침체에서는 일단 벗어나는 것이다.
◆실업률 상승세 지속유럽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불안 요소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경기에 후행하는 고용지표가 걱정거리다. 지난 8월 유로존의 실업률은 9.6%로 전달의 9.5%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해 8월(7.6%)과 비교하면 2%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실업률 상승으로 실질소득이 감소해 유럽의 내수 소비는 한동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금융권에도 불안 요인이 잠재돼 있다. 유럽금융감독위원회(CEBS)는 유럽의 22개 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올해와 내년의 잠재 손실 규모가 4000억유로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물론 유럽 경제가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가정한 것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 은행권의 손실도 줄어들겠지만 금융 불안이 실물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독일 프랑스,플러스 성장유럽연합(EU)의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는 지난 2분기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6개국)의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0.2%를 기록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지난 8월 발표한 잠정치(-0.1%)보다는 소폭 악화했지만 지난 1분기 -2.5%에 비해서는 대폭 나아졌다. 당초 예상치인 -0.3%보다도 나은 수준이다. 지역 내 경제대국인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해 일부 국가는 이미 2분기에 플러스 성장을 달성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전기 대비 0.3%씩 성장했고 그리스 포르투갈 스웨덴의 경제성장률도 비록 1% 미만이지만 플러스로 돌아섰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업황도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지난달 유럽 지역의 제조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지수(PMI)는 51.1로 지난 8월의 50.4에 이어 2개월 연속 50을 넘었다.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들의 예상치 50.9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 국면임을,50을 밑돌면 위축 국면임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3분기부터는 유로존 경제가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진 마이너스 성장을 끝내고 전기 대비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태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은 "올해 유럽 국가들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를 경험하고 있지만 최근 경기 하락세가 많이 둔화하는 모습"이라며 "국가별로 2분기 또는 3분기에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럽 주요 국가의 주가는 실물경기 회복세를 반영,지난 3월 바닥을 찍은 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독일 DAX지수는 한때 3500대 초반까지 떨어졌으나 지금은 5700선으로 올라 전고점의 85%를 넘어섰다. 프랑스 CAC지수도 전고점의 85%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신차보조금 등 부양책 주효
유럽에서도 경기 회복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다. 특히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주요 국가 대부분이 시행하고 있는 신차 구입 보조금 제도가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총 500억유로의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면서 이 중 50억유로를 신차 구입 보조금으로 배정해 약 200만대의 중고차 교체 수요를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올 들어 8월까지 신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8.4%나 증가했다. 독일은 중고차를 폐차하고 신차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2500유로(약 430만원)를 무상으로 지급하고 있다. EU 회원국 전체로도 지난 8월 자동차 판매대수가 전년 동월 대비 3.0% 증가했다. EU 국가들의 자동차 판매가 전년 동월보다 증가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내년 유로존 경제는 수출이 회복되면서 1%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타 지역에 비해 높은 성장률은 아니지만 전후 최악의 경기 침체에서는 일단 벗어나는 것이다.
◆실업률 상승세 지속유럽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불안 요소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경기에 후행하는 고용지표가 걱정거리다. 지난 8월 유로존의 실업률은 9.6%로 전달의 9.5%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해 8월(7.6%)과 비교하면 2%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실업률 상승으로 실질소득이 감소해 유럽의 내수 소비는 한동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금융권에도 불안 요인이 잠재돼 있다. 유럽금융감독위원회(CEBS)는 유럽의 22개 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올해와 내년의 잠재 손실 규모가 4000억유로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물론 유럽 경제가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가정한 것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 은행권의 손실도 줄어들겠지만 금융 불안이 실물경제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