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미래를 연다] 반도체ㆍLCD : DDR3ㆍ50나노…흉내낼수 없는 기술무장

한국기업 왜 강한가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LG디스플레이 등 한국의 반도체,LCD 업체들은 세계적 경쟁력을 앞세워 불황 파도를 헤쳐왔다. 이를 통해 구조조정 이후 승자 독식 체제에서 질주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반도체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경쟁력은 점유율로 나타난다. 수년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40%대에 머물렀지만 세계 반도체 업체들이 수렁에서 헤매던 2분기 60% 수준까지 올라왔고 3분기에는 65%대로 치솟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삼성과 하이닉스의 주력 공정인 50나노급 경쟁력이 세계 반도체 업체들을 월등히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마이크론은 연말께 50나노급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고 엘피다는 50나노급은 아예 생산 준비도 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양사가 주도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DDR3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어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당분간 난공불락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지난 2월 40나노급 DDR3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하반기부터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 성장하고 있는 40나노급 DDR3 시장은 한국 업체들의 독무대인 셈이다. 이를 통해 삼성은 지난 2분기 세계 반도체 업체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으며 3분기에는 1조원에 가까운 이익을 올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하이닉스도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함에 따라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내년에는 1조원이 훨씬 넘는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CD 부문에서도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일본 대만 등 세계적 경쟁 업체들과 차별화한 실적을 기록하며 질주하고 있다. 양사의 매출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은 상반기 내내 5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27.8%,LG디스플레이가 25.0%를 차지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에서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들은 2분기 중국 LCD 패널 시장에서 4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중국에 8세대 라인 투자를 확정했다. 올해 LCD 투자가 주춤했던 삼성도 중국 시장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LCD패널 가격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 업체들에는 오히려 더 큰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격 하락으로 신음하던 다른 LCD업체들이 겨우 숨을 돌릴만 할때 가격이 하락세로 반전,불황기 조 단위 이익을 낸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은 되레 높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