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비아 늪에서 허우적대는 스웨덴 은행

[한경닷컴]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에 거액을 빌려준 스웨덴 은행들이 국가부도 일보직전까지 갔던 라트비아의 늪에서 좀체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스웨덴 은행들이 지난주 발표된 라트비아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법안과 관련해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스웨덴 최대 은행인 스베드방크는 지난주 라트비아 정부가 발표한 모기지 관련 개정안에 대해 “법안이 원안대로 통과된다면 라트비아 시장에서 사실상 떠날 수 밖에 없다”고 반발했다.라트비아 정부는 주택소유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모기지를 회수할때 대출받을 당시의 가격이 아니라 경제위기로 크게 위축된 현재의 부동산 가치를 기준으로 회수하는 모기지 상환액 관련 법안 개정을 추진중이다.토머스 배크테만 스베드방크 부사장은 “라트비아 정부가 추진중인 모기지 개정안은 유럽의 법률체계를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며 “법률이 통과된다면 라트비아 모기지 시장에서 영업하는 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 성장률이 -18%로 추락한 라트비아는 라트화 평가절하가 필요한데도 절하를 단행할 경우 유로화 부채 부담이 늘어나는데다 주변국들이 결사 반대하고 있어 일단 평가절하를 유보하고 모기지법 개정으로 방향을 선회한 상태다.라트비아 정부안 대로 모기지법이 개정되면 라트비아 모기지 시장에 거액을 투자한 스웨덴 은행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다.스베드방크와 SEB,노르디아은행 등 스웨덴 은행들은 자산기준으로 라트비아 은행 산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스웨덴 금융권의 라트비아 대출 규모는 1380억크로나(약 196억2000만달러)에 달한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