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차세대 모바일TV 기술 美 표준 됐다

별도 주파수 없이도 휴대폰 등서 지상파 디지털 방송 시청
공동 기술 개발로 새시장 개척…로열티 수입만 年 수억불
미국 디지털방송위원회(ATSC · Advanced Television Systems Committee)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동으로 제안한 기술을 미국 모바일 디지털TV(DTV)표준으로 16일 확정했다. 이에 따라 차세대 모바일 TV 표준을 한국 업체들이 이끌게 됐다.

◆삼성-LG의 기술상생두 회사가 함께 개발한 북미 모바일 TV 기술을 활용하면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휴대폰이나 내비게이션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도심,산악,지하 등 다양한 수신 환경에서 시속 290㎞로 이동하면서도 화면이 끊기지 않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별도의 주파수를 받지 않고도 기존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서비스할 수 있다는 게 신기술의 장점"이라며 "이 때문에 미국 방송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손을 잡은 것은 지난 5월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톰슨-미크로나스 연합 등이 모바일 TV 표준을 놓고 경쟁하고 있었다. 삼성전자가 내세웠던 'A-VSB'라는 명칭의 기술은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었다. LG전자의 MPH 기술은 이동 중 수신 기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 회사는 서로의 장점을 더하면 기술 표준이 될 수 있다고 판단,두 기술을 하나로 합치기로 했고 공동 R&D(연구개발)를 통해 기술 신시장을 개척했다. ◆수신칩 장사는 따로따로

기술은 공동 개발했지만 수신 기능을 갖춘 칩을 판매하는 사업은 양사가 따로 진행할 예정이다. 먼저 완제품 칩을 내놓은 것은 LG전자다. LG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전자제품전시회 CES에서 수신칩을 처음 공개했다. 모바일 디지털TV 단말기에서 디지털 방송 신호를 받아 영상,음향,데이터 신호로 분리하는 기능을 갖췄다. 가로,세로 8㎜ 크기다.

삼성은 최근 수신칩에 안테나에서 받은 신호 중 필요한 주파수만을 걸러내는 기능을 하는 RF칩을 하나로 합한 복합칩을 개발했다. 복합칩 크기는 가로,세로 7.5㎜로 두 개의 칩을 사용할 때보다 크기가 줄었다. 앞으로 모바일 방송으로 수신하는 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칩 중 하나를 구매하거나 기술 사용 로열티를 두 업체에 내야 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자회사인 제니스가 보유하고 있는 지상파 디지털 TV 수신 기술로 1년에 얻는 로열티 수익만 1억달러에 달한다"며 "모바일 디지털 TV 기술로 얻는 경제적 효과도 이와 엇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미방송사연합(NAB)에 따르면 모바일 DTV 관련 시장은 2012년까지 휴대폰 1억3000만대,기타 모바일 기기 2500만대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