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100배 활용하기] 재무설계의 필수조건은 위험관리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펀드가 반토막났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다. 이는 펀드에 가입할 때 언제,어디에 쓸 돈인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결과라고 본다. 펀드에 넣은 돈이 20~30년 뒤에 먹고 살아야 하는 은퇴자금의 전부라면,혹은 차곡차곡 모아야 하는 결혼자금이었다면 과연 과감하게 펀드에 투자했을까.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재테크와 재무설계의 차이를 안다면 반토막난 펀드 때문에 은퇴생활이 흔들리거나,결혼을 미루는 일은 당하지 않을 수 있다. 사람들은 재테크와 재무설계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두 용어의 차이가 정확히 뭔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마디로 재테크는 '돈'을 논하는 것이고,재무설계는 '인생'을 논한다고 말할 수 있다. 재테크로 부동산을 사고 주식투자를 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수익을 얻으려는 목적이 대부분이다. 뚜렷한 목적없이 단순히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갖기 위해서다.

반면 재무설계는 결혼이나 내집 마련,은퇴 등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에 대비해 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재무목표를 정한 뒤 현재 자산을 분석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는 장기적 과정이다. 결혼할 시기에 결혼에 필요한 돈을,은퇴시기엔 원하는 은퇴 생활을 할 수 있는 돈을 마련해 두는 것이다. 이렇듯 재테크는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것인 반면 재무설계는 장기 재무목표 달성을 추구한다는 개념의 차이를 가진다.

재테크와 재무설계는 개념이 다른 만큼 활용하는 상품도 다르다. 재테크는 주식 채권 부동산 값의 단기 전망에 의존해 집중 투자를 하게 된다. 반면 재무설계는 장기적으로 시장 평균 수익률 달성을 목표로 주식 채권 부동산의 균형된 포트폴리오,즉 분산투자를 추구한다. 재무설계는 재무목표를 세우고 그를 달성하기 위해 실행하는 장기간의 투자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그 목표 달성을 막는 게 있다. 바로 질병과 사망,그리고 생각보다 오래 살게 될 위험,이른바 장수리스크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이들 위험은 잘 진행되고 있는 내 인생의 재무설계를 송두리째 흔들어 버릴 수 있다.

따라서 위험관리는 재무설계의 필수조건이다. 자녀의 교육비 목표는 가장이 사망한다면 달성될 수 없고,왕성하게 사회생활을 할 30~59세의 나이에 질병에 걸리게 된다면 이후의 재무목표는 이루기 어렵다. 소득없이 예상보다 오래 사는 것 또한 위험이 될 수 있다. 이들 세 가지의 위험은 보험을 통해 대비할 수 있다. 갑작스런 사망의 경우 종신보험을,많은 치료비가 들어가는 암 뇌졸중 등은 치명적질병(CI) 보험,그리고 오래살게 될 위험은 연금보험을 통해 대비할 수 있다.

재무설계는 인생의 기나긴 여정을 순탄히 풀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 항해도와 같다. 그리고 위험관리는 항해도를 보고 제대로 된 방향으로 안내해주는 나침반과 유사하다. 나침반이 없다면 아무리 잘 그려진 항해도라 할지라도 배는 길을 잃고 난파될 수 있다.

송병국 삼성생명 FP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