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민노총 탈퇴이후 생산성 크게 높아져…중소형 SUV에 주력

쌍용차, 중장기 발전방안 공개…내년 흑자가능
법정관리 중인 쌍용자동차가 내년 국내외에서 8만5000대를 판매,조기에 흑자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인천 영종도 하얏트리젠시호텔에서 개최한 체어맨W 시승회 및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다. 쌍용차는 파업 종료 및 민주노총 탈퇴 후 생산성이 대폭 높아졌다며 다음 달 6일 열릴 예정인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이 인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차는 중 · 소형차 위주로쌍용차가 당초 계획을 1년 앞당겨 영업흑자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것은 파업 종료 후 생산성이 대폭 향상됐기 때문이다. 지각,조퇴 등 근무태만 사고율이 지난해의 12~16%에서 1% 미만으로 획기적으로 낮아졌고,기능직 1명당 생산대수는 16대에서 27대 수준으로 급증했다. 공장 가동률도 종전 60%에서 90% 수준으로 안정을 찾았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기준 3만4026대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예상이다. 이 같은 판매량은 삼일회계법인 조사보고서보다 16.2% 많은 수치다. 내년에 내수 4만5000대,수출 4만대를 각각 판매하면 손익 분기점인 7만2000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판단이다.

쌍용차는 중 · 대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위주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중 · 소형 크로스오버 차량(CUV) 위주로 재편하기로 했다. 우선 내년 6월 말 연비가 뛰어난 C200(프로젝트명)을 내놓은 뒤 렉스턴과 액티언 후속인 D200 및 Q200,소형 CUV인 X100 등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C200의 경우 해외 디자인 업체와 공동으로 앞뒤 외관을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친환경 엔진을 자체 개발하는 한편 5년 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및 CUV 전기차(x100-x)를 각각 1대 선보인다는 청사진도 공개했다. 박영태 공동관리인은 "노사 공동으로 무분규 선언을 추진하는 등 직원 의식 변화가 가장 큰 자산"이라며 "생산성 향상으로 월 6000대만 판매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됐다"고 강조했다.

◆투자자 2~3곳과 접촉 중

쌍용차는 정상화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해외 업체들과 매각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유일 공동관리인은 "회생계획안 인가가 결정되면 11월 말이나 12월 초 매각 주간사를 선정한 뒤 내년 하반기 국제 입찰을 실시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중동 등이 아닌 유럽 등 선진 전략적 투자자(SI)와 우선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산업은행,협력업체 등 채권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채무 재조정도 추진하고 있다. 채무 변제 대상 1조2321억원 중 38%(4693억원)를 면제 또는 출자전환하고,남은 7628억원(62%)을 향후 최장 10년간 분할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산은 등으로부터 신차 개발자금 1000억원을 추가로 대출받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이 관리인은 "1100억원 규모의 담보 여력이 있는 만큼 회생계획안 인가 후 대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수년 내 연 23만대가량의 신차를 생산해 미국 및 인도 시장에도 수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77일간 지속한 노조의 점거파업으로 쌍용차 1,2차 협력업체가 입은 손실액은 총 390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용태 의원(한나라당)이 18일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공개했다. 이는 쌍용차가 피해액으로 산정했던 3160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조재길/이준혁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