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아마골프 랭킹전] 바람과 싸움…고수들도 두 클럽 길게 잡았다
입력
수정
안영조씨 1R 4오버 단독선두
골프 라운드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중 하나가 날씨다. 특히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면 아마추어 골퍼의 스코어카드는 최악으로 내닫기 일쑤다. 19일 경북 상주 오렌지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린 '야마하배 한경 아마골프 랭킹전' 1라운드에서 오전 내내 바람과 비,구름이 번갈아가며 심술을 부렸다. 바람이 갑자기 몰아쳤다가 사그라지고 어느새 뒷바람이 부는 듯 하다가 옆바람으로 돌변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앞바람일 때 한두 클럽 길게 잡았다. 유통업에 종사 중인 김정수씨(39)는 18번홀(파4)에서 185m를 남겨두고 3번 우드를 잡았는데 그린에 못 미쳤다. 평소 220m를 보내는 3번 우드의 거리가 바람 앞에서 맥을 못 춘 것.그는 "바람이 강할 때는 상황에 맞게 더 긴 클럽을 잡고 바람 방향을 고려해 샷을 하는 게 상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린과 페어웨이 사이에서 회오리바람이 불 때는 거리를 짐작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이달상씨(51 · 조경업)는 파4홀 두 번째 샷 때 한 클럽 더 길게 잡아서 그린에 제대로 성공한 게 한 홀에 그쳤고,오히려 그린을 넘어선 게 세 홀이나 됐다. 그는 "앞바람과 뒷바람일 때는 클럽 길이 조절이 필요하지만 바람 방향이 수시로 변할 때는 한 템포 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했다.
김은희씨(44 · 자영업)는 이날 한 홀에서 120m 거리를 두고 평소 사용하는 9번 아이언 대신 6번 아이언을 잡았다. 그는 "바람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우드 티샷도 많이 했고 퍼트 스트로크도 더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며 "'바람의 아들' 양용은 선수가 와서 시범을 보였으면 좋았을 것 같았다"며 웃었다.
바람의 세기를 측정하는데는 잔디를 공중에 흩뿌리는 것이 가장 흔한 방법.이날 참가자들도 페어웨이에서 잔디를 공중에 날리는 장면이 자주 눈에 띄었다. 캐디의 조언과 더불어 그린 위 깃발의 펄럭임과 방향,주변 나무의 흔들림,심지어 구름의 움직임까지 참고할 정도였다. 강풍 속에서도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방법은 뭘까. 김근호씨(41 · 대양해외여행)는 볼의 탄도를 낮추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오른발로 체중 이동을 하지 않고 머리를 볼과 가까이 둔 상태에서 빠른 스윙을 하라고 말한다. 티를 낮게 꽂거나 미들티를 사용해도 드라이버샷이 낮은 탄도를 유지한다. 안영조씨(48 · 현대실리콘)는 4분의 3 스윙으로 볼을 강하게 깔아서 치는 펀치샷을 구사했다. 올해 부산 용원CC챔피언인 조희재씨(53)는 왼쪽 발바닥에 체중을 둔 상태에서 스윙 때 오른 어깨를 수평으로 움직인다는 느낌을 가지면 볼이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안영조씨가 전반에 OB를 두번 내고도 후반에 버디 4개를 성공하며 4오버파 76타로 1위를 기록했다. 한경 아마랭킹 29위인 강덕일(43),김정수씨 등이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상주(경북)=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