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버 회장 "2000만원대 고가지만 마니아들에게 인기죠"

스위스 럭셔리시계 '위블로' 장 클로드 비버 회장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해 9월 감소세로 돌아섰던 세계 시계 판매량이 올 7월 바닥을 찍은 뒤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시장 전망이 밝아 지금보다 70% 정도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

스위스의 럭셔리 스포츠시계 브랜드 '위블로(Hublot)'의 장 클로드 비버 회장(사진)이 지난해 국내 론칭 행사에 이어 1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그는 "6개월마다 위블로가 진출해 있는 각국을 돌아다니며 시장 상황과 특성을 파악하고 있다"며 "한국 시계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룩셈부르크 출신인 비버 회장은 세계 시계산업을 주도하는 스위스 시계업계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스위스 로잔대를 졸업한 뒤 시계 본고장인 '르 브라수스'에 정착,시계 제조에 대한 각종 지식을 배웠다. 첫 직장인 '오데마 피게'에 이어 1980년 '오메가'의 제품 매니저로 들어가 경험을 쌓은 뒤 1982년 친구인 자크 피게와 함께 '블랑팡'을 인수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세계 1위 시계업체 스와치그룹이 인수한 블랑팡에서 2003년까지 상임고문으로 일하는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활동했다.

1980년 탄생한 '위블로'는 100년 이상의 전통을 지닌 다른 스위스 시계 메이커에 비해 역사가 짧은 편이지만 비버 회장을 영입한 뒤 '시계예술의 퓨전'을 내세워 럭셔리 시계로 급부상했다. 그가 2005년 내놓은 '빅뱅'은 각국의 시계 마니아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탄탄한 마케팅 노하우를 지닌 그가 CEO(최고경영자)를 맡은 2004년 이후 위블로의 매출은 10배 이상 늘어났다.

비버 회장은 "위블로는 과거에 나왔던 제품을 모방하지 않는다"며 "더욱 남성적이고 강한 디자인으로 진화하는 '미래 지향적' 시계"라고 소개했다. 또 "연간 2만2000개만 생산하는 2000만원대의 '위블로'가 누구나 쉽게 살 수 있는 제품은 아니지만 젊은 고객들이 몇 년치 월급을 모아 구입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덧붙였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