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유행에 민감한 건강기능식품 제대로 알고 먹자

▶홍삼 : 면역력 높이고 피로회복 증대…열성 체질엔 혈압상승 부작용
▶글루코사민 : 퇴행성 무릎관절염 통증완화…개인편차 크고 예방효과는 없어
▶오메가 -3지방산 : 주2회 생선 먹으면 효과 낮아…캡술당 함량 90mg 이상 돼야

건강기능식품은 건강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믿음과 구입하기 쉽고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편의성,식품이니까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는 인식 덕택에 꾸준히 생산과 판매가 늘어 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집계에 따르면 2004년 2264억원에 그쳤던 건강기능식품 국내 판매액은 2007년 6888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는 신종플루의 유행으로 면역력 강화 차원에서 홍삼 버섯균사체 등의 제품이 늘어 판매액이 훨씬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건강기능식품을 선호하는 것은 특정 질환에 걸리진 않았지만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없어 운동 절식 등을 실천하지 못했거나 부모와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과 달리 유행에 민감하다. 2006년 영양보충용 식품,홍삼,알로에,클로렐라,EPA · DHA함유제품,감마리놀렌산,글루코사민,녹차추출물 순으로 매출액이 높았으나 2007년에는 홍삼,영양보충용 식품,알로에,글루코사민,클로렐라,감마리놀렌산,EPA · DHA함유제품,효모,공액리놀렌산,유산균함유제품,키토올리고당 제품 순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입증된 효과보다는 입소문과 선입견에 의해 제품의 선호도가 유동적으로 바뀐다는 얘기다.

건강기능식품을 구입할 때에는 '무슨 질병에는 무엇이 좋다'는 식의 획일화된 고정관념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다. 최근 3년 새 가장 많이 팔리는 홍삼은 면역세포를 증가시키거나 외부 이물질 또는 병원체에 대한 저항 수준을 적절하게 유지함으로써 면역력을 높인다. 또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에너지 생성 촉진 호르몬(아드레날린 코티솔 등)의 기능을 알맞게 조정해 운동 및 피로회복 능력을 증진시킨다.

하지만 체질을 중시하는 한의사들은 열성 체질이 홍삼을 먹을 경우 얼굴에 열이 나고 머리에 땀이 맺히며 혈압이 상승하고 아토피 피부염이 심해질 수 있다고 본다. 소아전문 아이누리한의원의 이창원 원장은 "홍삼은 인삼과 달리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먹어도 괜찮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홍삼은 인삼의 독성을 줄이기 위해 고열로 찐 것이지만 인삼의 따뜻한 기운이 남아 있어 아이와 어른 상관없이 양적 기운이 높은 사람에게 인삼과 비슷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홍삼을 복용한 121명의 체질을 분석한 결과 63%(76명)가 몸에 열이 많아 홍삼이 부적절한 체질이었다"며 "고혈압과 당뇨병에 100% 홍삼 원액이 좋다거나 신종플루 예방에 홍삼이 최고라는 판매업자의 말에 현혹되기보다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면역력 강화에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글루코사민이 모든 관절염에 좋다는 것도 오류다. 유럽류머티즘학회(EULAR)의 2003년 연구결과에 따르면 글루코사민의 관절염 개선효과에 대한 신뢰도는 1A(5단계 중 최고등급),구입 추천 의향은 A(3단계 중 최고등급)로 높게 나왔다. 경증 또는 중등도의 퇴행성 무릎관절염에 사용하면 통증완화,관절기능개선,관절염의 진행속도 억제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세계적 의학잡지인 '란셋'에도 글루코사민이 관절의 구조적 개선을 유도할 수 있다고 입증한 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그러나 류머티즘 관절염이나 손가락에 생긴 퇴행성 관절염의 호전이나 예방에는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개인적인 편차도 크다. 따라서 최소 1개월간 꾸준히 복용해본 후 효과가 있는지 파악해봐야 한다. 최대 3개월간 복용해도 호전이 없다면 다른 치료를 고려하는 게 필요하다. 익명의 한 국내 전문가는 "글루코사민은 하루 1500㎎을 황산염 상태로 복용해야 효과가 제대로 날 수 있고 이는 황 성분이 관절연골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상당수 염산염 상태의 글루코사민은 이런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건강한 혈액흐름에 도움을 주는 오메가-3 지방산 중 EPA/DHA는 한국인보다 심장병이 5배나 많고 생선을 많이 먹지 않는 대신 육류를 주로 섭취하는 미국인에게 유용한 성분이다. 보통의 한국인처럼 이미 주 2회 생선을 섭취하는 경우라면 오메가-3 지방산을 통해 부가되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또 이왕 복용하려면 한 캡슐에 900㎎ 이상의 오메가-3 지방산이 함유돼야 한다. 시중에 나온 대부분의 제품처럼 300㎎이하면 유효량에 미달한다.

마늘 추출물도 마찬가지다. 마늘을 거의 먹지 않는 서구인들에겐 혈행 개선에 도움을 주지만 한국인에서는 재고해봐야 할 문제다. 알로에 추출물은 설사가 잦고 소화기능이 떨어지거나 손발이 차고 속이 냉한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도움말=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박진호 가정의학과 ·최수연 순환기내과 · 김민경 순환기내과 교수


▶▶건강기능식품 구입시 주의사항

1.건강기능식품 제조 · 판매업 신고를 제대로 한 업체인지 확인한다.

2.'건강기능식품'이라는 표시사항과 관련 인증 로고가 표기돼 있는지 체크한다.

3.유통기한,보관방법,영양정보,기능정조,섭취량,섭취방법,주의사항,원재료명 및 함량 등이 제대로 표시돼 있는지 살펴본다.

4.허위과대 광고가 아닌지 확인한다.
·질병을 예방,치료한다거나 의약품을 대체한다는 등의 내용
·정부로부터 수상 또는 인증받았다는 식의 내용
·의사나 단체가 추천했다거나 감사장 또는 체험기를 첨부한 것

5.두통 복통 설사 발열 두드러기 현기증 목마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사항을 반드시 숙지한다. 6.영업사원의 사기 · 현혹에 주의한다. 계약서를 꼼꼼히 살피고 구매를 결정한다.
·공짜를 빙자해 상품을 판매한 후 대금을 청구한 다. 인적사항 및 카드번호를 알려줘선 안된다.
·비싼 사은품을 내걸거나 효도관광 건강강좌 경로잔치를 빌미로 제품을 떠넘긴다.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청